"北 순항미사일 과소평가 안돼… 무기로써 활용 가치 있어"

이우승 2024. 2. 19. 07: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무 vs 화살… 남북 순항미사일 해부

북한이 신형 순항미사일을 공개했다. 지난 14일 수발의 지대함 미사일을 동해안으로 발사한 데 이어 15일에는 바다수리-6형이라며 미사일 이름을 공개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지도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5차례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우리 군의 순항미사일 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북한이 정확도와 정밀도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함 미사일은 육지 타깃을 공격하는 것보다 더욱 정확성이 요구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 기술로는 우리 해군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북한 순항미사일 수준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무기로서의 활용 가치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 태세를 더욱 튼튼하게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 14일 공개한 대함미사일인 바다수리-6형이 발사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 올해 5차례 순항미사일 발사···전략 순항에 이어 지대공, 지대함 잇따라 공개 

북한은 1월 24일 평양 인근에서 서해상으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 여러 발을 발사했다. 또 같은 달 28일에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불화살-3-31 2발을 발사하며 도발했다. 30일에는 서해상으로 기존 ‘화살-2형’을 또다시 발사했다. 2월 들어서는 지난 2일 서해상에서 순항미사일 초대형 전투부 위력 시험과 신형 반항공(지대공) 미사일 시험 발사도 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로는 ‘화살1형’과 ‘화살2형’, 최신 기종으로 ‘불화살-3-31’ 등이 있다. 화살 1형은 2021년 1월 14일 북한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했다. 한·미 군 당국은 열병식 등장 당시 화살1형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했지만 2021년 9월 11,12일 시험발사를 통해 북한이 공개하면서 비교적 상세히 그 실체가 드러났다. 이후 3,4차례 시험발사 모습을 북한 당국은 공개했고, 2023년 2월 8일 북한 열병식에서 다시 등장했다.  

북한 당국의 발표 및 공개된 사진을 보면 미군 토마호크(BGM-109 토마호크)와 외형이 유사하다.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도끼 이름에서 유래한 토마호크는 걸프전에서 가공할 정확도와 파괴력을 선보이면서 순항미사일의 대명사로 불리었다. 북한의 화살1형도 처음 시험발사 당시 우리 군이 탐지를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초저공 비행으로 레이더망을 회피하는 최첨단 기술 수준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한국의 방공망을 우선 타격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올해 1월 30일 발사한 것이 화살2형이다. 북한은 서해상 무인도로 수발의 화살2형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특징은 탄두 끝에 광학시커(추적장치)로 보이는 창이 달려 있다는 점이다. 종말 단계에서 타깃을 맞추는 유도 능력이 향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공개된 ‘바다수리-6’은 지대함 미사일이다. 북한이 러시아에서 도입한 순항미사일인 kh-35의 개량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7년 처음 공개된 초기형 미사일과 비교했을 때 광학시커가 다소 커졌다. 미사일 전방 하단부에 장착됐고, 로켓부스터도 초기형 버전보다는 보다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290km 이상의 사거리 확보를 위해 탄두 중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이 보유한 대함미사일인 해성보다는 사거리가 더 긴 것으로 보이지만 탄두 중량은 해성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 14일 공개한 대함미사일인 바다수리-6형이 발사되는 장면을 서울역 대합실 TV를 통해 시민들이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군, 사거리 1500km 현무-3C 보유…초음속 대함미사일 해성 보유  

우리 군은 2010년 사거리가 1500km에 달하는 현무 3C형 순항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보유한 현무 미사일 시리즈 가운데 현무3 계열이 순항미사일이다. 전략무기 사업 특성상 개발단계에서부터 시험발사, 실전 배치까지 철저하게 보안이 유지된 탓에 실전 배치 시점보다 훨씬 뒤에 그 실체가 알려졌다. 

현무-3 순항미사일. 연합뉴스
현무-3는 2013년 10월 1일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공개됐다. 사거리가 1500km에 이르고, TRCOM으로 알려진 지형대조항법을 통해 목표물로 접근하고 이후 적외선 영상방식을 통해 직접 타깃을 확인한 후 목표물을 명중시킨다. 

오차범위가 1∼3m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토마호크가 10m 안팎으로 알려진 만큼 현무-3의 정확도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 한국군은 여기에 초음속 대함미사일인 해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2021년 초음속 미사일 발사 시험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변수를 빼놓은 채 미사일 기술 수준만을 비교했을 때 순항미사일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미사일 수준도 우리가 훨씬 앞선다고 보고 있다. 사거리 측면에서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갖고 있지만, 굳이 ICBM을 우리가 보유할 필요가 없는 만큼 사거리를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김동엽 북한 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미사일의 전반적인 기술적 수준의 완성도와 정밀도는 (우리가) 앞서있다”면서도 “그렇다 해도 북한의 순항미사일을 과소평가할 수 없는 것은 무기로서의 활용도와 가치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