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건설사-금융사 간 'PF 매칭 플랫폼' 생긴다
HUG, 금리 등 금융사 연계 실시간 정보공유
건설업계 "은행은 지방 외면...2금융권 더 열어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을 줄이기 위해 건설사 대출 금융기관이 서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마련에 나선다. PF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건설업계를 위해 PF보증 지원을 확대하는 데 이은 것이다.
건설사들은 PF 사업비 보증한도 내에서 HUG로부터 100% 보증을 받는다고 해도 대출 받을 금융기관을 찾기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한국주택협회를 통해 이러한 업계 건의가 이뤄졌고, 지방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의 문의가 이어진 것도 HUG가 나선 배경이다.
자금조달·금리 등 확인…'PF공유 플랫폼' 만든다
HUG는 건설사(시행사)와 금융기관 간 접점이 부족해 PF 정보가 부족하거나 편중돼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둘 사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플랫폼은 HUG 홈페이지 기반으로 구동된다. 건설사가 PF 사업내용과 함께 △조달금액 △희망금리 △대여기간을 제시하면 대출기관은 사업 내용을 확인해 PF 대출을 희망하는 영업점 실무자 연락처를 게시해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대출 금리 비교가 가장 중요한 만큼 플랫폼을 통해 금리를 비교하고 적절한 금융기관과 연결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기관도 대출 가능한 금리범위 및 한도금액, 만기 조건 등 건설사가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HUG는 PF공유 플랫폼을 운영하고 특별상담창구를 통해 PF 지원사업을 신속하게 연결하는 업무를 담당할 방침이다. 다만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참고용인 만큼 정보의 정확성을 HUG가 관리하지는 않는다. 각 건설사와 금융기관이 자기 정보에 책임을 지고, 또 상대 정보를 따져봐야 하는 방식이다.
HUG 측은 이 같은 내용의 서비스 구조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시해 두고 있지만 아직은 출시 준비 단계다. 내용과 시스템 안정성 등의 추가적 검토를 통해 플랫폼 개장시기 등을 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HUG를 통해 100% 보증을 받았음에도 대출받을 곳을 찾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었다"면서 "이런 어려움들을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증 대출 저축은행도 열어야" 규제완화 요구도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HUG의 지원이 플랫폼 마련에서 그치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서 실질적인 대출 금융기관 매칭을 위한 추가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개설은 긍정적이지만 '금융기관을 찾기 어렵다'는 말에는 금융기관과 건설사가 원하는 대출 조건의 괴리가 커 매칭이 어렵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면서 "특히 지방의 경우 사업성 평가를 거쳐 보증기관에서 보증을 받는다고 해도 1금융권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적인 위험이 낮다고 해도 은행에서는 '사고'가 나는 것 자체를 꺼리기 때문에 보증이 대출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추가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면서 "지방의 경우 저축은행을 통한 자금조달이라도 더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HUG 내규상 PF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금융기관은 △은행법 인가를 받아 설립된 금융기관과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 △보험회사 △새마을금고 △신협 등으로 제한돼 있다.
건설사들은 이와 관련해 HUG에 보증채권자 범위 확대를 요구해 왔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HUG가 보증채권자 확대 검토를 당분간 하지 않을 것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PF보증 등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약속한 반면 늘어나는 가계부채 등으로 인해 한쪽에서는 대출 문턱을 높이고 부실사업장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준비를 하는 상황과 일맥상통한다. 저축은행 PF 대출을 풀어줄 경우 부동산 관련 부채 규모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
한편 HUG의 PF보증 실적(발급실적 기준)은 2020년 2조2368억원에서 2021년 1조5326억원, 2022년 1조2814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고금리 장기화 부동산경기 악화로 PF 부실위험이 크게 불거진 지난해에는 9월까지 1조2649억원의 PF보증 실적을 냈다.
HUG는 지난해 10월 기존 10조원이었던 PF대출 보증잔액 규모를 15조원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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