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정, 바람피웠던 남편 고민환 45년만 “고생했다” 진심에 눈물(이혼할 결심)[어제TV]

[뉴스엔 서유나 기자]

요리 연구가 이혜정이 남편 고민환이 45년 만에 건넨 따뜻한 한마디에 눈물을 흘렸다.

2월 18일 방송된 MBN 예능 '한 번쯤 이혼할 결심' 5회에서는 가상 이혼 중인 이혜정과 고민환이 오랜만에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가상 이혼 후 집을 나가 병원에서 지내던 고민환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만납시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에서'라고 이혜정에게 문자 보내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에 설레하며 곱게 화장하고 첫만남 장소로 나온 이혜정은 미소로 반겨주는 고민환에 또 한 번 설레는 마음을 느꼈다.

45년 전 노량진에 위치한 한 독일빵집에서 미팅으로 처음 만났다는 부부는 새록새록 떠오르는 추억을 되새기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어느새 고민환에게 팔짱까지 낀 이혜정은 이윽고 한 커피숍에 들어가더니 "(며칠 따로 지내며) 당신이 그렇게 힘들었다니까 당신스럽다는 생각이 들고 안됐다는 생각이 좀 든다"고 말하는 고민환의 얼굴을 다정하게 닦아주고 챙겨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화해 무드도 잠시, 이혜정이 "이혼 얘기는 당신이 더 많이 꺼냈다"고 하자 고민환이 "당신이 꺼냈지 난 꺼낸 적 없다"고 받아치며 두 사람의 분위기는 다시 냉랭하게 가라앉았다. 고민환은 "그때는 당신이 내 생각과 다르게 행동하고 얘기해도 말을 안 듣는게 많았다"고 회상하더니, 이혜정이 "내 생각은 다른데 당신 생각이 맞다고 무조건 주입시키려 하려고 하니 안 됐던 것"이라고 반박하자 "그건 아니지"라며 말을 딱 끊어버렸다.

이에 이혜정은 "당신 이런 것때문에 난 늘 사는 게 힘이 들었다. 어머니랑 같이 살 때도 당신은 절대 내 편이 아니었고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도 당신네 고 씨들만 똘똘 뭉쳤다"고 불만을 밝혔다. 이어 고민환의 "당신이 그렇게 생각해서 더 힘들었던 거고 우리 어머니도 나에 대해서 나름대로 신경을 쓰신 부분이 있다"는 말에 "어머니는 당신을 어려워했다. 그래서 당신에겐 얘기도 못하고 나만 뒤잡아 조지셨다"며 고된 시집살이에 대한 아픔을 드러냈다.

고민환은 고부갈등을 자신에게 말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혜정은 "어머니랑 같이 살면서 분란이 나고 그 뒤는 다 나한테 돌아올 텐데"라며 말할 수 없던 이유를 설명했지만, 고민환은 "분란이 왜 나냐. 당신이 꿋꿋하게 뻗대야지"라며 오히려 이혜정을 탓했고 이혜정은 결국 받아치는 대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고민환은 이혜정을 풀어주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고민환은 "내가 어디서도 얘기 안 한 게 있다. 당신을 힘들게 하고 그래서 미안해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한다. 결론은 '아 그런가?' 하다가 '그건 아닐 텐데' 이런 정도에서 끝난다. 내가 당신에게 다 잘한 건 아니지만 당신이 하는 일을 '그거 여자가 하는 일 별거 아냐'라고 말한 적 없지 않냐. 나는 도와주려고 애썼고 그건 당신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곤 "하여튼 고생 많이 했네"라고 진심을 전했고, 이 한마디에 이혜정은 분노가 눈 녹 듯 사라져 눈시울을 붉혔다. 이혜정은 추후 인터뷰에서 "처음 들어봤다. 2년 전 아버지 산소에 가면서 '당신한테 고맙지'라고 억지로 볼멘소리를 한 적 있다. '고생했지'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고맙기도 하고 눈물도 나더라"고 밝혔다. 이후 이혜정은 처음 만났던 빵집을 떠올리며 고민환이 사온 빵을 뜯어먹으며 "45년 사느라고 많이 기뻤지?"라고 고민환의 농담에 웃음지었다.

이혜정은 가상 이혼을 마무리 하며 "이혼은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하면 후련할 것 같잖나. 그런데 '별다른 사람 없구나'싶더라. 나쁜 점도 다 각각 있어서 내가 어느 걸 선택해서 가느냐가 내 삶이겠구나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하지만 이 소감 바로 뒤에 "그래도 이혼하고 싶은 생각도 좀 있다"고 너스레 떨어 웃음을 안겼다.

한편 요리 연구가 이혜정은 1979년 4살 연상 의사 고민환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이혜정은 2021년 KBS 2TV 예능 '수미산장'에 출연해 남편의 외도와 시어머니의 고된 시집살이로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놓은 바 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