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코리아 원년" 외쳤지만…창업·벤처 수장 '안갯속'

김형준 기자 2024. 2. 1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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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의 자금줄인 모태펀드 운용기관 한국벤처투자의 수장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최근 창업진흥원장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의를 표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벤처 담당 기관장 자리가 사실상 모두 공석이 됐다.

아울러 중기부 산하기관 중 중소벤처기업연구원도 최근 오동윤 원장이 사의를 표하며 3월 이후 기관장 공석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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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 대표 공백 4개월째…창업진흥원장도 사의
총선 앞둔 시점…선거 후 '낙하산 인사' 일각 우려도
유웅환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한국벤처투자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벤처기업의 자금줄인 모태펀드 운용기관 한국벤처투자의 수장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최근 창업진흥원장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의를 표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벤처 담당 기관장 자리가 사실상 모두 공석이 됐다.

돈줄이 마른 벤처업계에 마중물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모태펀드 출자액 전액을 1분기에 신속히 풀기로 했지만 유관 기관장 공백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현재 후임 인선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도 꾸리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임추위 운영규정에 따르면 전 대표 사임 후 1개월 내로 임추위를 구성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유웅환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지난해 11월 사임했다.

곧바로 임추위를 구성하더라도 후보 모집 공고와 내부 심사, 인사 검증 등을 거쳐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 선임이 이뤄지는 만큼 한국벤처투자의 수장 공백은 더 길어질 공산이 크다.

창업 지원 사업을 담당하는 창업진흥원도 리더십 공백이 겹쳤다. 김용문 창업진흥원장은 5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최근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진흥원은 예비·초기창업 패키지와 창업도약 패키지 등 사업화 지원 사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해외 전시회 지원 사업, K-스타트업 센터 사업 등 현재 중소벤처기업부가 공들이고 있는 '글로벌화' 사업들의 전담기관이다.

이로써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양대 산하기관장이 모두 공석이 된 셈이다. 아울러 중기부 산하기관 중 중소벤처기업연구원도 최근 오동윤 원장이 사의를 표하며 3월 이후 기관장 공석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김용문 창업진흥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정부는 올해 경색된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1조6000억원 규모의 모태펀드 출자액 전액을 1분기 안에 집행하기로 했다. 동시에 세계 3대 창업대국을 실현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주관기관들의 수장 공백이 이어지며 업계는 추진력 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를 공고하며 "올해를 '스타트업 코리아'를 실현하는 원년으로 삼고 모태펀드를 비롯한 핵심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해보다 모태펀드 출자 비중을 높이는 등 '스타트업 코리아'를 한다고 공언했다"며 "워낙 업계가 쪼그라든 상황이기 때문에 (창업 벤처 관련) 업무 공백은 당연히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선거 이후 '낙하산식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우려도 나온다. 경력이나 전문성과 무관한 보은성 인사는 산하기관장 공석이나 임기 만료 시 되풀이돼 온 문제이기도 하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직접 투자와 지원을 받아야 하는 업계 입장에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해 (벤처 생태계를) 잘 아는 인사가 필요하다"며 "총선 이슈로 늦어지는 상황이라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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