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에 밀린 국산 견과류…보름달 떠도 빛 못보네

김민지 기자 2024. 2. 1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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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한해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24일)이 얼마 안 남아선지 견과류·묵나물을 사러 온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정동익 전북 고창 대성농협 땅콩가공사업소장은 "지난해 전반적으로 비가 많이 와 생산량이 평년보다 45% 급감했다"면서 "국산 땅콩은 물량 자체가 없다보니 정월대보름 대목은 그림의 떡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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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대목 코앞이지만
시장점포 매대 아몬드 등 점령
1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한 견과류 점포엔 국산 대신 저가 외국산 견과류가 즐비했다.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한해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24일)이 얼마 안 남아선지 견과류·묵나물을 사러 온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시장 입구 매대엔 땅콩·호두·밤이 진열돼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고사리·호박고지·가지말랭이·시래기·취나물이 즐비했다. 이곳 상인들에 따르면 보통 정월대보름 최대 대목은 해당 일 3∼4일 전으로 올해는 20∼21일로 예상된다.

시장서 만난 소비자 김미숙씨(70)는 “어렸을 땐 고향에서 대대적으로 정월대보름을 챙겼는데 요즘엔 조용히 지나가는 분위기”라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명절인데도 정작 국산 땅콩·호두 등이 구색과 가격 경쟁력에 밀려 매장 뒤쪽에 비치된 것도 눈에 띄었다. 상당수 견과류 점포 매대 전면엔 중국산 땅콩, 미국산 호두·아몬드·피스타치오, 인도산 캐슈너트 등이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국산 땅콩은 없느냐”고 묻자 한 상인은 “국산은 비싼데…”라며 뒤편에서 소포장된 국산 제품을 가져왔다. 가격표를 보니 국산(껍질 안 깐 것)은 700g에 1만2000원이었다. 중국산은 국산의 4분의 1 가격이었다.

실제로 땅콩 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땅콩 수입량은 3만6368t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9년(3만2519t)보다 11.8% 증가했다. 수입 단가도 더 싸졌다. 2019년엔 1t당 수입 가격은 539.39달러였지만 지난해엔 440.76달러로 18.3% 내렸다.

정동익 전북 고창 대성농협 땅콩가공사업소장은 “지난해 전반적으로 비가 많이 와 생산량이 평년보다 45% 급감했다”면서 “국산 땅콩은 물량 자체가 없다보니 정월대보름 대목은 그림의 떡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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