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2가구뿐인 강소마을의 대담한 도전

관리자 2024. 2.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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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 영암군의 지원을 받아 건설한 유기농 생태마을 '신안정마을' 커뮤니티센터 준공 기념포럼에 참석했다.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조건을 알게 모르게 이렇게 쌓아온 신안정마을 주민들이 자랑스럽다.

농촌다운 농촌, 농업다운 농업만이 지역소멸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세계적인 지역이 되는 유일한 길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며 여러가지 잠재적 가능성을 쌓아온 신안정마을의 성공스토리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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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 영암군의 지원을 받아 건설한 유기농 생태마을 ‘신안정마을’ 커뮤니티센터 준공 기념포럼에 참석했다. 시골 동네 행사 같지 않게 꽤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다들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며 환영을 해준다.

마을 대표 박윤재씨가 인사말을 한다. 말씀이 길어지자 사회자인 박다니엘씨가 마이크를 그냥 꺼버린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들이란다. 좌중이 모두 폭소를 터트렸다. 술렁임은 가라앉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돈다. 참석한 면장과 농협 조합장이 인사말을 한다. 마을 가구수가 적어 여태껏 독립적인 마을 구실을 못해 마을 이장이 수당도 못 받던 시절이 있었단다. 인근 큰 마을에 더부살이해왔던 마을이었단다. 그런데 그런 작은 마을의 50∼60명 되는 사람들이 모여 수준 높은 포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골지역의 모든 마을이 인구가 줄어 지방소멸을 걱정하는데 여기는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2가구 작은 마을이라는데 말이다. 특히 마을공동체와 학생이 30여명밖에 안되는 초등학교가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일회성 교류가 아니라 1년 내내 아이들이 벼농사를 주민들과 함께 지었다는 점도 감동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을 배우고 환경을 인식하며 농업의 소중함도 체험했다. 추수를 끝낸 아이들은 동시에 배움의 추수도 했다. 쌀 판매를 위해 상표를 디자인하고 생태탐사보고서를 썼으며 동화책도 제작했다. 하이라이트는 아이들이 생산한 쌀로 피자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생생한 체험교육의 훌륭한 본보기가 아닌가. 이런 아이들이 자라나면 ‘심증적 농민’이 되고, 농업과 환경에 무관심하지 않을 것이고, 고향을 떠나도 지속적으로 고향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관계인구’가 될 것이다. 자라났던 마을이 소멸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포럼 패널의 발표 도중, 어디에 있는지 존재도 몰랐던 작은 고향마을의 몸부림에 감동해 여러번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래! 바로 이것이야!’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지도자, 함께하는 주민, 그리고 외부 전문가들의 애정 어린 참여.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조건을 알게 모르게 이렇게 쌓아온 신안정마을 주민들이 자랑스럽다.

농촌다운 농촌, 농업다운 농업만이 지역소멸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세계적인 지역이 되는 유일한 길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며 여러가지 잠재적 가능성을 쌓아온 신안정마을의 성공스토리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삭풍에 시달리면서도 꿋꿋이 버티는 나뭇잎이 새삼 소중하게 눈에 들어온다.

박정용 전남 목포 문태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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