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맬컴 엑스의 죽음의 진실과 또 하나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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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우드는 2011년 위암 진단을 받은 뒤 자신이 숨질 때까지 일절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달아 유족에게 편지를 맡겼다.
그는 그해 11월 숨졌고, 편지를 본 그의 유족은 맬컴 엑스의 유족 및 민권변호사 등과 편지를 공유했다.
편지에서 우드는 맬컴 엑스의 죽음에 미 연방수사국(FBI) 등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품고 있다는 게 들통나면 자신과 가족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두려워 오랫동안 비밀을 폭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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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레이먼드 우드는 2011년 위암 진단을 받은 뒤 자신이 숨질 때까지 일절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달아 유족에게 편지를 맡겼다. 그는 그해 11월 숨졌고, 편지를 본 그의 유족은 맬컴 엑스의 유족 및 민권변호사 등과 편지를 공유했다.
편지에서 우드는 맬컴 엑스의 죽음에 미 연방수사국(FBI) 등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품고 있다는 게 들통나면 자신과 가족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두려워 오랫동안 비밀을 폭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가 1965년 테러 사건의 실질적 주동자였다는 건 당시 공범들의 증언과 일치하는 거였다.
그는 편지에서 맬컴 엑스 암살범으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87년 석방된 칼릴 이슬람(2009년 사망) 등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는 데도, 자신이 거짓진술로 협력했다고 밝혔다. 이슬람과 공범(?) 무하마드 아지즈는 체포 직후부터 줄곧 결백을 주장하며 사건 당시 알리바이까지 제시했지만, 우드 등의 목격자 진술로 묵살됐다. 범행 사실을 인정한 무자히드 압둘 할림 역시 법정에서 이슬람과 아지즈는 무고하다고 진술했다.
2020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누가 맬컴 엑스를 죽였나’가 방영된 직후 맨해튼 지방검찰은 사건 재조사에 착수, 당시 FBI와 뉴욕경찰(NYPD)이 아지즈 등의 결백 증거를 숨긴 사실을 확인했다. 둘은 이듬해 누명을 벗었고, 생존자인 아지즈는 83세 노인으로 석방됐다.
우드는 당시 경찰 당국이 흑인 민권단체를 와해시키는 데 협력하지 않으면 자신을 ‘알코올 밀매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유족 변호사는 “(우드의 자백처럼) 극악무도한 행위를 법집행기관과 정부가 지원하거나 자행했다면 피해 당사자 및 유족에 대한 응분의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며 “맬컴 엑스의 암살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맬컴 엑스의 죽음의 진실은 숱한 의혹과 함께 여전히 어둠 속에 묻혀 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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