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NASA’ 성패, 재사용 발사체 엔진 개발에 달렸다

박태우 기자 2024. 2. 19.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는 5월 우주항공청 개청으로 '동남권 우주항공 시대' 개막이 임박했다.

첨단 엔진 국책 사업화를 통한 국산화가 '한국판 NASA(나사·미 항공우주국)'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김민석 부회장은 "우리가 사용하는 발사체 엔진 효율은 멀린 엔진의 절반밖에 안된다. 재사용이 아닌 공중 재추진 발사체 개발도 10년 뒤에나 가능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남권 우주항공시대…첨단엔진 국산화 박차 <상> 국책 사업화 절실

- 미국기업 스페이스X 독점 구조
- 최소 10년 이상 걸려 격차 심화

- 韓 전투기 개발은 세계 최정상급
- 엔진은 해외에서 도입하는 실정

- 기술 국산화 우주항공 주권 직결
- 선진국 정부는 민간 전폭적 지원

오는 5월 우주항공청 개청으로 ‘동남권 우주항공 시대’ 개막이 임박했다. 첨단 엔진 국책 사업화를 통한 국산화가 ‘한국판 NASA(나사·미 항공우주국)’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첨단 엔진 국산화 시급

우주항공 분야 첨단 엔진 국산화가 ‘우주 시대’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난해 5월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는 모습. 국제신문DB


우주발사체의 첨단 엔진 기술은 ‘재사용 발사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금은 미국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가 독점하는 상황이다. 스페이스X가 개발한 ‘멀린 엔진’은 우주발사체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스페이스X는 ‘팰콘9’을 이용한 재사용 발사체 시장을 독점한다. 팰콘9은 멀린 엔진 9개를 사용해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과 일본 등도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서두른다.

우주발사체 선진국들이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비용 절감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비용이 줄면 진입 장벽을 낮춰 우주 개발 활성화, 우주 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기술력은 이들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진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김민석 부회장은 “우리가 사용하는 발사체 엔진 효율은 멀린 엔진의 절반밖에 안된다. 재사용이 아닌 공중 재추진 발사체 개발도 10년 뒤에나 가능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항공 분야 첨단 엔진 개발도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는 2026년 완료를 목표로 4.5세대급 첨단 전투기인 KF-21을 개발 중이다. 기체 개발은 세계 최정상급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전투기의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은 해외에서 도입하는 실정이다. 현재 항공엔진 시장은 미국 GE와 P&W, 영국의 롤스로이스 등 3개사의 독과점이다. KF-21에도 미국 GE사의 엔진이 탑재된다.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이들 국가의 방침 때문에 기술 이전을 받기도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은 이미 6세대 엔진을 개발하는데, 우리는 이제 4.5세대 엔진 개발을 시도하는 상황이다. 지금 첨단 엔진 개발을 시작하지 않으면 기술 격차 극복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주항공 첨단 엔진 개발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 10년 이상의 중장기 프로젝트다. 이 때문에 우주항공 선진국 정부는 민간을 전폭 지원한다. 첨단 엔진의 국책 사업화가 필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한 우주항공청의 역할도 강조했다. 김민석 부회장은 “우리나라 우주 관련업체들 상당수가 1년 매출이 10억 원 미만대로 매우 열악하다. 대학실험실 수준밖에 안 된다”며 “우주항공청 설립은 민간 우주 시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민관이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정부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경상대 김해동 우주항공학부 교수도 “우주항공청이 관련 산업 육성과 지원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우주항공청 전문가들이 모여 해결 방안을 찾고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주항공 주권과 직결

우리나라 최초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시제 4호기가 지난해 2월 경남 사천 제3훈련비행단 상공에서 훈련하고 있다. 국제신문DB


첨단엔진 등 우주항공 기술 국산화는 우주항공 주권 확보와 무관치 않다. 우주항공 기술은 일부 국가가 독점하는 구조다. 정치외교적 문제나 기업들 간 이해관계 때문에 우리나라에 엔진 공급을 중단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첨단엔진 기술은 유·무인기, 로켓 엔진 등의 근간이 된다. 특히 정밀기계 산업의 정점에 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연구 인력은 수소액화기술, 함정·헬기용 엔진, 초정밀 기계, 원자재, 소재 산업으로 파급도 가능하다. 김해동 교수는 “첨단 엔진 개발로 축적한 기술이나 설계 능력, 전문 인력 등은 우주와 항공분야에 상호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