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본인 말고, 국민 살리는 운동 좀 하자
옛날 초등학교 운동회엔 만국기가 펄럭이고 아이들이 신나서 뛰어다녔다. 한동안 운동권 폐해가 입에 오르내렸다. 대체 본인 말고 누구를 위한 운동인가. 3∙1 독립운동도, 새마을운동도, 식목일의 나무심기운동도 모두를 위한 것이었는데, 40년 전 독재 타도 몇 년 했다고 몇십 년 공치사만 읊조리니, 제발 본인 말고 국민 살리는 운동 좀 하자.
선거철이 왔다. 본인 뽑아달라는 현수막이 즐비하다. 해킹 선거 조작 막으려면 전자개표기 쓰지 말고 투표관리관 개인 도장을 찍어야 한다 해도, 선관위는 사람이 기다리니 도장을 안 찍겠단다. “기다리니 사고 나더라도 교통신호 무시하고, 조작돼도 도장 안 찍겠다”는 억지에 야단치는 정치인도 별로 없다.
그렇다면 주인인 국민이 외쳐야 한다. 위조지폐 만들 듯 위조 투표지를 만든다면, 한 사람의 투표지는 휴지가 된다. 투표권은 시민 한 사람의 값이다.
선출 당사자인 정치인이 먼저 선거제도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본인 당락에만 관심이 있다. 게다가 평등을 주창하던 이들에게 1인 1표의 투표권은 목소리를 더 높일 주제건만 아무 소리도 없다. 사전투표와 전자 개표는 문제가 많고 투표관리관 도장은 꼭 찍어 공정 선거를 해야 한다는 한동훈 위원장의 관훈토론에도 변변한 반박조차 없다.
운동권의 타락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과거 운동은 농민운동이든 환경운동이든 민주화운동이든, 저만 잘되자는 운동이 아니라 남을 위하겠다는 운동이었다. 모든 국토가 녹화되자 산림녹화운동은 생활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다 환경운동이랍시고 태양광 사업은 자신이 독점하겠단다. 어디에서나 획득한 기득권을 내주기는커녕 저만 자리 차지하겠다는 정치꾼 운동만 난무하니, 나라에 거짓말만 가득하다.
국회의원의 특권 폐지 운동이 절실하다. 산동네 비탈 아래로 차가 내려가는데, 폐지를 담은 인력거가 골목 옆으로 비켜선다. 승용차에 탄 의원이 언덕 아래의 수레 노인에게 ‘세상에 위아래가 없다’라고 평등을 팔면서, 본인 뽑아 언덕 위에 다시 세워 달란 모양새다. 땀 흘려 담은 재활용 폐지마저 힘겹다.
공명선거가 무너지면 주권이 무너진다. 투표관리관 도장 찍으란 현행법도 무시하고, 형상복원용지 쓴다고 뻔한 거짓말도 하고, 채용 비리가 있어도 검찰수사조차 안 받으니, 이야말로 입법∙사법∙행정부를 무시하는 선관위의 횡포 아닌가. 국민이 최고 헌법기관이다. 본인 뽑아 달라는 출마자분들, 제발 비밀스러운 사전투표자 수를 국민도 알 수 있게, 종이 사전선거인명부를 투표소마다 쓰게 외쳐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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