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과수 곰팡이' 피해 확산...딸기 수확 포기도
[앵커]
제주에는 지난달 한파에 이어 이달 초 마치 장마 같은 많은 비가 내려 채소와 과일류 생육이 크게 나빠지고 있습니다.
각종 질병 피해도 우려되는데 습도가 높아 방제 작업도 제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CTV 제주방송 김용원 기자입니다.
[기자]
약 2천 제곱미터 면적의 딸기 재배 하우스입니다.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열매에 검은색 곰팡이가 생겼습니다.
줄기는 시들고 꽃잎도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지난달부터 잿빛 곰팡이병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겁니다.
계속된 비 날씨로 비닐하우스 환기를 제대로 못했고 이 와중에 난방기까지 가동하며 습도가 높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곰팡이병이 하우스 전체로 번졌고 원래 수확하려던 2천5백 킬로그램 가운데 상품으로 건질 수 있는 건 20%가 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조은호 / 딸기 재배 농가 : 날씨가 안 좋다 보니까 수정이 불량 되고 수정돼 있어도 기후조건이 안 좋아서 비닐하우스 안에 공기 순환이 안 되다 보니까 곰팡이병이 만연해서 저희 포장에서는 이번에는 수확을 포기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화훼 농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햇빛을 충분히 쬐지 못하자 각종 곰팡이 균에 의한 썩음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습도가 높고 땅도 마르지 않아 방제도 제때 하지 못해 농가 걱정이 큽니다.
[현동규 / 화훼 농가 : 백합은 잿빛곰팡이병이 발생해서 포자가 밭 전체로 퍼질 것 같은데, 지금 약을 이용해서 방제를 해야 되지만 약 또한 무리기 때문에 쉽게 방제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제주에는 1월 한 달 강우량에 맞먹는 100mm 내외 많은 비가 일주일 동안 집중됐습니다.
일조 시간은 서귀포시가 2.2시간에 불과했고 제주는 아예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평년에 비해 지역별로 적게는 15시간, 많게는 28시간 이상 줄어들면서 생육 부진과 곰팡이병 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농업기술원은 농작물 재해 관리요령을 발표하고 피해 예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허영길 / 농업기술원 농업재해대응팀장 : 딸기나 토마토는 기형 과가 나오고 잿빛곰팡이병이 심합니다. 저온 다습 조건에서 발생이 심해서 아마 시설 채소류는 환기를 철저히 해주시고 약제를 살포해 주셔야 합니다.]
날씨 탓에 상품성이 떨어지고 출하시기가 늦어지는 등 수급 상황도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정당국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촬영기자 : 좌상은
그래픽 : 박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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