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수류탄 품고 산화한 참군인...故 김범수 대위 20주기
[앵커]
20년 전 훈련병이 던지지 못한 수류탄을 품에 안고 산화한 군인이 있었습니다.
이 영웅담의 주인공은 고 김범수 대위인데요.
육군이 김 대위를 위한 20주기 추모식을 열고 숭고한 희생을 기렸습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고 김범수 대위는 수류탄 폭발사고로 숨졌습니다.
안전핀을 뽑고도 주저한 훈련병.
모두 엎드리라 소리치며 훈련병의 수류탄을 망설임 없이 가슴으로 끌어안았습니다.
스물다섯 살 말년 중위는 전역 넉 달을 앞두고 그렇게 산화했습니다.
2004년 2월 18일, 막내둥이 효자가 부모님께 환갑 기념 해외여행을 보내드린 그 날이었습니다.
김 대위가 269명의 훈련병과 교관, 조교의 생명을 구한 지 어느덧 20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부모님의 심신에 하얗게 내려앉은 세월.
동료, 선·후배들은 희생의 무게를 잊지 않고 해마다 추모식을 거행합니다.
다른 이들의 모범이 된 간부 군인들은 고인의 이름으로 제정한 상을 받습니다.
[오혁재 / 육군 제35사단장 : 고인이 남긴 참군인의 뜻을 기리며 그 정신을 역사 속에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굳건히 이어나가겠습니다.]
훈련병의 번호 대신 이름을 부르고, 소대원이 아프면 직접 약국에 달려갔던 사람.
마치 친형 같은 소대장이었다고, 당시 주변 사람들은 회상합니다.
[류광호 / 육군 제35사단 주임원사(사고 당시 고인과 함께 근무) : 훈련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훈련병들에게 음료수를 사주면서 형과 같은 마음으로, 따뜻한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모습과….]
김 대위를 향한 추모의 뜻은 건물 이름으로, 또 이런 동상으로도 남아 있습니다.
더불어 고인의 진짜 유산인 희생정신은 오늘을 사는 군 장병들의 가슴에 또렷이 새겨져 있을 것만 같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촬영기자 : 최지환
화면제공 : 육군 제35사단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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