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준 변호사 “치킨 값에 30분 만에 배달되는 마약… 美 좀비거리처럼 될 날 머지 않아”
‘버닝썬 사건’ 당시 물뽕 최초로 적발, 마약류로 등재
“10대 마약사범 10년새 11배 증가...실제론 훨씬 많아
텔레그램으로 주문, 코인으로 거래후 30분만에 배달
디지털 이용 능숙한 10대가 마약하기 쉬워진 환경
지금 해결 못하면 10년 후 미국 좀비거리처럼 될 것”
김희준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18일 세계일보와 만나 “우리나라 마약범죄가 질적, 구조적으로 바뀌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프로포폴과 ‘버닝썬’ 사건에 이용된 신종 마약 ‘GHB’를 최초로 적발해 ‘물뽕’이라고 명명하고 마약류로 처음 등재시켜 처벌 근거를 마련한 장본인이자, 영화 ‘공공의 적2’에서 설경구가 연기한 검사역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그는 주요 마약사범 연령층이 급속도로 어려지는 상황에서 예방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최근 ‘청소년 마약에 관한 모든 질문’(공주영 공저·주니어태학)을 출간했다.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추천사를 써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에 송치된 10대 마약사범이 2011년 41명에서 2021년 역대 최대치인 450명으로 11배 증가했는데, 마약은 대표적인 암수범죄(수사기관이 적발하지 못한 범죄)라서 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암수범죄의 실제 발생률은 28.5배, 많게는 100배에 달한다는 연구논문도 있다.
김 변호사는 “과거 마약사범들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끼리 만나서 거래했는데, 지금은 텔레그램 마약방에서 상대가 누군지 알 필요도 없이 거래가 가능해졌다”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마약방에 초대돼 ‘절대 걸리지 않는다’는 말에 속아 호기심에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소년들이 단순한 마약 투약자가 아닌 공급책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2년 고3 수험생들이 성인들을 운반책으로 고용해 텔레그램 마약방을 운영하다가 적발됐다.
김 변호사는 “마약을 사려면 돈이 필요하니 드로퍼(마약을 약속 장소에 숨겨놓는 사람) 아르바이트를 한다. 심각한 마약범죄라는 인식 없이 단순한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는데 드로퍼도 공급책과 똑같이 처벌받는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마약의 위험성을 인지하도록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공급자는 엄단하되 단순투약자는 치료재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마약 예방교육부터 수사, 처벌, 치료재활까지 종합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기구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뇌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기에 마약을 하면 단 한 번만으로도 중독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과 가족, 사회를 파멸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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