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 테너’서 영감… 암흑기 청춘들의 꿈과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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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정신 담긴 오페라 위한 분투기
우리 이야기 다룬 순수 창작물 의미
18인조 오케스트라 넘버, 매력 극대화
“흠 잡을 데 없는 공연” 호평 쏟아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서 25일까지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IL TENORE)’가 제대로 일을 냈다. 지난해 12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뒤 두 달이 지나도록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국내 창작 뮤지컬이 초연부터 1000석 규모의 주요 극장 무대에 올라 흥행 가도를 달리는 건 드문 일이다. ‘일 테노레’를 두고 평단과 관객들 사이에선 대본, 음악, 연출, 연기, 노래, 무대, 주제 등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고 재미와 감동이 넘친다는 호평이 상당하다.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연세대 의대 전신)를 나온 이인선은 성악가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1934년 이탈리아 유학길에 오른다. 3년 지나 귀국한 그는 의사와 성악가를 겸업하면서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조선오페라협회를 조직하고, 1948년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를 선보인다.
오랜 단짝으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2012)와 ‘어쩌면 해피엔딩’(2016) 등을 함께한 작가 박천휴와 작곡가 윌 애런슨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1948년 이인선이 진두지휘한 한국 최초 오페라 공연 ‘춘희’ 흑백사진을 보고 ‘일 테노레’에 관한 아이디어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세계적 테너가 된 윤이선이 백발노인의 모습으로 아리아 ‘꿈의 무게’를 열창하는 마지막 장면은 감동이 묵직하고 여운도 짙다. ‘가네, 멀어지네/ 빛바랜 희망이 됐네/ 나의 오 나의/ 찬란하던 꿈이여// 내겐 전부였네/ 무겁게 짓누른 데도/ 홀로 기꺼이 온전히/ 짊어졌던 꿈의 무게…’
공연장 문을 나서도 이 노래의 선율과 가사가 한동안 귓가에 맴돈다.
윤이선 역은 홍광호·박은태·서경수, 서진연 역은 홍지희·김지현·박지연, 이수한 역은 전재홍·신성민이 번갈아 맡는다. 어떤 조합이라도 작품 자체의 힘이 대단해서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은 오는 25일까지.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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