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가파른 증가 속 부실기업 대출 비중도 12% 육박
전체 기업부채에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매우 어려운 부실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년 만에 5%포인트 오르며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이후 기업대출은 명목성장률보다 3배 빠르게 증가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연구원은 18일 ‘이자보상비율 기준 부실기업 부채 증가에 따른 위험 분석’ 보고서에서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외부감사법인 3만4875개를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비율(이자보상배율)이 -10 아래인 부실기업의 부채가 전체 기업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6.8%에서 2022년 11.8%로 커졌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익성·안전성 지표이다. 1 이상이면 자체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는 뜻이고 1보다 낮으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비율이 5 이상인 우량기업 부채가 전체 기업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31.7%에서 35.9%로 증가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10~1 구간 기업의 부채 비중은 33.2%에서 25.78%, 1~5 구간 기업 부채 비중은 28.30%에서 26.6%로 각각 줄었다.
2022년 기준으로 업종별 기업부채에서 부실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기가스업(35.8%), 부동산업(14.0%), 건설업(9.9%) 순으로 높았다.
전기가스업은 총부채가 323조8000억원, 부실 부채는 116조원이었는데 적자가 심각한 한국전력공사 부채(109조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동산업은 총부채 424조2000억원, 부실 부채 59조1900억원이었다. 최근 주택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임대·중개 수익성이 낮아지고, 저조한 분양 실적에 개발·시행 사업의 재무 건전성도 악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건설업도 162조5000억원 중 16조1500억원이 부실 부채였다. 주택시장 침체, 아파트 분양 저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실적이 부진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내 기업대출 증가율은 2019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전 분기 대비 평균 2.81%였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평균 0.87%보다 3배 이상 컸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는 기업대출 증가율과 명목 GDP 성장률이 각각 1.22%와 1.15%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해를 품은 달’ 배우 송재림 숨진 채 발견
- 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수백건…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의 정체는?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
- [단독] 법률전문가들, ‘윤 대통령 의혹 불기소’ 유엔에 긴급개입 요청
- ‘채식주의자’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 “한강 노벨상, 문학계가 공정한 시대로 나아간다는 희망
- 코미디언 김병만 전처 폭행 혐의로 검찰 송치
- [트럼프 2기와 한국 산업]“군사력 재건” 천명한 트럼프…한국 방산 앞 놓인 ‘아메리칸 파이’
- [속보]국내 첫 백일해 사망자 발생…생후 2개월 미만 영아
- [영상]“유성 아니다”…스타링크 위성 추정 물체 추락에 ‘웅성웅성’
- 이준석 “윤 대통령 국정운영 ‘0점’···뭐든 할 수 있다는 착각에 정치 다 망가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