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년 전에도 “아이고 무릎이야”
‘뼈 구멍’ 선명, 류마티스 흔적 발견
북아프리카의 고대 이집트 시대 무덤에서 약 3500년 전에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았던 여성의 유골이 발견됐다. 수천년 전 매장된 유골이 류마티스 관절염 유무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온전히 보존되는 일은 매우 드물어서 관련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와 미국 세인트로렌스대 연구진은 고대 이집트 시대에 누비아로 불렸던 지역에 속한 현재의 이집트 남부 도시 아스완에서 2018년 한 여성의 유골을 발굴해 분석한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로 최근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고생물병리학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해당 여성이 기원전 1750~1550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사망 당시 연령은 25~30세로 분석했다. 발굴된 뼈는 대부분의 부위가 잘 보존돼 있었다. 연구진은 손과 발 뼈의 관절을 정밀 분석해 자신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신체 조직을 공격할 때 발생하는 염증, 즉 ‘류마티스 관절염’의 유력한 흔적을 찾아냈다. 무수히 많은 구멍이 뚫린 듯한 손상 자국이 관찰된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리면 주먹을 꽉 쥘 수 없거나 무릎이 부어오른다. 현대에는 흔한 질환이지만, 3500년 전 고대에도 이런 일을 겪는 사람이 있었다는 점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 이전에 일부 선행 연구에서는 이번 연구진 분석보다 이른 약 5000년 전 이집트와 아메리카 대륙의 무덤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흔적이 있는 유골을 발견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학계에서는 유사한 다른 관절염과 혼동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지만 어떤 고대 무덤에서든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은 것으로 의심되는 유골이 발견되는 일 자체가 무척 드물다. 관절의 특징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뼈가 원형대로 보존되는 일이 거의 없어서다. 따라서 이번 연구진이 발굴한 유골의 가치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학계는 평가한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이 어떤 시간적·지리적 조건에서 나타났는지 이해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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