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과 격전을 벌여온 동부 도네츠크주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2주년(24일)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신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아우디이우카를 둘러싼 작전 상황을 바탕으로 포위를 피하고 군인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 군을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군은 보다 유리한 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이날 크렘린궁에서 열린 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우디이우카 장악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아우디이우카 장악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이 공화당 반대로 몇달째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포탄과 장거리 공격 무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푸틴이 전쟁에서 버티는 것이라면서 서방의 무기 지원을 호소했다.
아우디이우카는 도네츠크주의 러시아 통제 지역과 가까워 전쟁 발발 이전부터 친러 반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이 잦았던 지역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부터 아우디이우카를 공격해왔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이 지역을 세 방면에서 둘러싸고 공격하면서 지난해 바흐무트 교전과 버금가는 격전이 벌어졌다.
아우디이우카 장악으로 러시아군의 사기는 크게 진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략 요충지인 아우디이우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 진영 깊숙한 곳을 공격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아우디이우카 장악은 지난해 5월 바흐무트를 점령한 뒤 러시아가 거둔 최대의 진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실패로 돌아간 뒤 전쟁 향방이 모스크바에 유리하게 변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의 아우디이우카 장악은 군사적 의미보다는 상징적인 정치적 승리에 가깝다면서 최근 몇달간 정체됐던 최전선에 이로 인해 중요한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의회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결과 우크라이나 지원이 약화됐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탄약이 부족해지면서 러시아가 몇달 만에 귀중한 승리를 얻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 하원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을 통과시켜주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반드시 이 전쟁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