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총선 주도권 ‘내홍’…이낙연·이준석계 전면전 조짐
김종민 “배제하려면 절차대로 해야 민주주의” 이준석 비판
‘선거 지휘권’ 놓고도 분란…예고된 기자회견 돌연 취소도
제3지대 통합 정당인 개혁신당이 4·10 총선 선거운동 주도권과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의 핵심 지지세력인 ‘이대남’의 이탈 등을 두고 파열음이 터져 나오면서 결국 당내 양대 세력인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간 전면전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탈당파이자 새로운미래 출신인 김종민 최고위원은 18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공동대표의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공천 반대에 대해 “문제가 있는 사람을 배제하려면 절차대로 해야 민주주의”라며 “이런 방식은 과거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를 몰아낸 것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배 전 부대표는 지난 10일 개혁신당에 입당했다.
김 최고위원은 다만 ‘이준석 대표가 뜻을 굽히지 않으면 파국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합의정신을 깨겠다는 사람은 지금 없다. 그러니 (통합 정당이) 깨질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낙연 공동대표 측에 지도부 전원 지역구 출마, 선거 정책·홍보 지휘 권한을 자신에게 줄 것, 논란의 인물은 비례대표 출마를 제한할 것 등 세 가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인물’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의 배우자이자 장애여성인권운동가 출신인 배 전 부대표로 추정된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배 전 부대표의 합류에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해왔다. 기존 개혁신당 당원 사이에서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의 합류에 이어 배 전 부대표의 입당을 두고 탈당 선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른바 ‘총선 지휘권’을 요구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는 “2월9일 통합신당 합의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으로 정했다. 전권을 주려면 이낙연 대표에게 줘야 한다”며 반박했다.
이준석 대표 측은 즉각 반박했다.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은 당 공보본부를 통해 “당원 자격 심사는 모든 정당이 하는 것”이라며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면 그분(배 전 부대표)도 오판하지 않도록 정확하게 말씀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 의장은 또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간 이견으로 정책·공약 합의와 발표가 지연되는 상황을 거론하며 “합의문상의 ‘법적 대표’인 이준석 대표 전결로 정책 발표를 하자는 얘기가 어떤 문제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준석 대표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예정 시각 1시간 전 돌연 취소했다. 개혁신당은 전날 한 차례 취소됐던 최고위원회의를 19일 재개하고 관련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배 전 부대표는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준석 대표는 지금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제게 일종의 정치적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저에 대해 이준석 대표가 느끼고 있는 우려와 불안이 있다면 솔직하게 질문해주시고 대화를 열어달라. 언제든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진·문광호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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