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나발니 숨진 날, 푸틴은 “성공! 새 국경으로!” 웃으며 연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7)가 감옥에서 돌연 의문사한 날, 블라디미르 푸틴(72) 대통령은 한 기계공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미소를 띤 채 “앞으로! 성공! 새 국경으로!”를 외치며 연설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은 자신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가 사망한 전날 서부 도시 첼랴빈스크의 한 기계공장을 방문했다. 그는 이곳에서 노동자들과 학생들을 만났고 그 앞에서 웃으며 연설했다. 특히 기술 진보에 대한 만족감을 공개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또 자신에게 존경을 표한 한 젊은 노동자를 향해 “앞으로! 성공! 새 국경으로!”라는 구호를 힘껏 외치기도 했다. WP는 “교정당국이 나발니의 사망을 발표했을 때 푸틴은 환희로 넘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푸틴은 이날 공장에서 나발니의 사망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앞서 나발니는 16일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했다.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의식을 잃고 숨졌다며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나발니의 시신이 행방불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에 측근들이 ‘푸틴의 지시로 살해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나발니의 사망 발표 이틀 전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교도소를 찾아 일부 보안 카메라와 도청 장치 연결을 끊고 해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사망 발표 시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드러냈다. 공식 사망 시각은 오후 2시17분인데 불과 2분 후 교도소 측이 보도자료를 냈고 4분 후 텔레그램 게시, 또 7분 후 크렘린궁 대변인이 언급했다. 사전 계획된 일이기에 이처럼 빠른 발표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대항마가 사라진 상황, 푸틴이 내달 대선에서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집권을 연장할 수 있다. WP는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많은 것이 푸틴의 방식으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추가 원조 예산안이 공화당 강경파 등의 반대로 묶여 있고,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격전지를 완전 장악했다고 선언한 점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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