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핵관’ 역차별 이유 없다…대통령 측근 주진우 ‘양지’ 공천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출신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18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총선 후보로 확정됐다. 용산 참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양지’ 공천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윤재옥(대구 달서을), 추경호(대구 달성),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 등 부산, 대구, 울산 등 영남과 서울, 강원 지역 단수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용핵관’ 주진우 양지 공천, 이승환 전 행정관도 포함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부산(5명)·대구(2명)·울산(1명) 등 영남 지역과 강원(3명), 서울(1명) 지역 등 총 12명의 단수공천자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 가운데 한명인 주 전 비서관이다. 그는 3선 하태경 의원이 서울 중·성동을 지역에 공천 신청하면서 공석이 된 부산 해운대갑에서 공천받았다. 이 지역은 대표적인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다.
검사 출신인 주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수2과장으로 일하던 2011년, 함께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한 인연이 있다. 이후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21년 6월부터 보좌했던 ‘초기 멤버’로 김건희 여사 관련 네거티브를 포함한 각종 법률적 대응을 도맡았다. 그는 인수위원회 인사검증팀장을 거쳐 정권 초기부터 법률비서관으로 임명돼 지난달 8일까지 근무했다. 법률비서관은 전임 정부의 민정수석비서관을 대신하는 자리로 ‘실세’로 불리던 자리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주 전 비서관은 단수공천 요건에 확실히 해당하고, 빨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단수 추천 기준에 해당하는데도 출신에 따라 굳이 역차별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주 전 비서관과 함께 이승환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도 이날 서울 중랑을에서 단수공천을 받았다. 최문기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정책연구위원과 경쟁하던 이 전 행정관은 지난 14일 서울 지역 단수공천 발표 때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전 행정관이 공천됨에 따라 이날까지 공천을 확정한 용산 대통령실 출신 참모들은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을 포함해 3명이 됐다. 다만 이 전 행정관이 출마하는 지역은 박홍근 민주당 의원 지역구이고, 전 전 비서관이 나서는 지역은 불출마를 선언한 오영환 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이 밖에도 대통령실 출신 참모들은 ‘막말 논란’으로 컷오프(공천배제) 된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을 제외하고, 대부분 경선을 보장받았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경기 분당을),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충남 홍성·예산), 권오현(서울 중·성동갑)·여명(서울 동대문갑)·김성용(서울 송파병)·정호윤(부산 사하을)·성은경(대구 서)·김찬영(경북 구미갑)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지역에서 경선을 치를 전망이다 .
반발 우려, 대구·경북 공천 2명씩만 발표
17~18일 발표된 대구·경북(TK) 지역 공천 명단에서는 공천 확정자가 각각 2명에 그쳤다. 공관위는 지난 17일 경북 단수공천자로 이만희(영천·청도),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을, 18일 대구 단수공천자로는 윤재옥(달서을) 의원과 추경호(달성) 의원을 확정했다. 5선 주호영 의원은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과 대구 수성갑에서, 김용판 의원은 권영진 전 대구시장과 대구 달서병에서 경선을 치른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 불리는 여당 최고 강세 지역인 만큼, 단수공천을 최소화해 공천 반발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구, 경북 현역 의원은 각각 12명과 13명이다.
부산에서는 주진우 전 비서관(해운대갑)을 포함해 김도읍(북·강서을)·김미애(해운대을)·정동만(기장) 의원, 이성권(사하갑)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 5명이 공천을 확정했다. 울산에서는 권명호(동) 의원이 공천받았다. 지난해 12월 총선 출마를 놓고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대표직을 사퇴한 김기현(울산 남을) 의원은 단수공천 명단에 들지 않았다.
강원 지역에서는 박정하(원주갑)·유상범(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과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원주을) 등 3명이 각각 공천장을 따냈다. 김완섭 전 차관은 총선 출마를 위해 취임 6개월 만에 사표를 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과 ‘친윤’ 핵심 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은 단수공천 명단에는 들지 않았다.
지역구 옮긴 서병수·김태호·조해진도 공천 확정…경남은 ‘친윤’ 다수
공관위는 이날 당의 요청으로 이른바 ‘험지’로 지역구를 옮긴 서병수(부산 북·강서갑·5선), 김태호(경남 양산을), 조해진(김해을·이상 3선) 의원 등도 ‘우선’ 추천이라며 단수공천했다. 국민의힘은 중진들을 이동 배치해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 17일 공관위가 발표한 경남 지역 단수공천에서는 친윤계 현역 의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원조 ‘윤핵관’인 윤한홍(창원마산회원), 대선 당시 유세지원본부장 출신인 박대출(진주갑), 검사 출신 정점식(통영·고성) 의원 등은 공천을 확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밤 통영의 정 의원 부인 장례식장을 찾기도 했다. 서일준(거제) 의원을 포함해 강민국(진주을) 의원 등 친윤 초선들도 공천을 받았다. ‘친윤’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전봉민 의원과 부산 수영구에서 경선한다. 공관위는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옮긴 이상민(대전 유성을) 의원의 공천도 확정했다.
한편, 공관위는 총선 날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밀양시장 후보로는 안병구 변호사를 단수 추천했다.
손현수 boysoo@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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