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등 자연인 꿈꾼다면 야무진 각오 필요”
매달 2~3번 자연인과 2박3일
산속생활서 ‘극복아닌 공존’ 깨달아
물부족·혹한·외로움 등 난관 많아
동경만으로 자연인 나서다간 낭패
개그맨 이승윤은 ‘나는 자연인이다’로 잘 알려져 있지만 아직 ‘헬스보이’의 이미지도 강하게 남아 있다. ‘탄탄한 몸매’와 ‘다부진 근육’이 트레이드 마크인 그가 한때 복근과 근육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고 한다.
이승윤은 1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 헬스보이로 인기를 얻으면서 TV에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운동을 했는데 요즘은 ‘진정한 나’를 위해 운동에 전념한다”며 “이 때문에 요즘에는 운동의 목적과 방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이승윤 하면 근육질의 개그맨을 많이 떠올리고는 하는데 과거에는 운동의 목적이 근육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며 “이 때문에 먹고 싶은 것도 절제하기도 했는데 이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운동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운동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승윤은 근육을 만들기 위해 운동하던 시절에는 몸이 보기에는 좋았지만 삶의 질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런 그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몇 년 전부터는 유산소운동을 중심으로 건강함을 목적으로 한 운동을 하게 됐다.
이승윤은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12년째 자연인을 만나러 다니고 있는데 자연에 사는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높은 산을 오르고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다 보니 마음과 몸도 절로 건강해졌다”며 “자연은 나에게 맑은 정신과 건강을 선물로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산을 찾는 것은 방송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가족들과 함께 캠핑도 자주 간다. 가족들에게도 건강한 몸이 어떤 것인지를 직접 느끼게 하고 또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주기 위해서다.
이승윤은 자연인을 만나러 다니면서 건강과 좋은 삶의 질도 얻었지만 무엇보다 ‘자연은 극복이 아닌 공존의 대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 만나는 자연인으로부터 순수함도 배운다.
이승윤에게 ‘자연인’이란 삶의 선생님과도 같다. 촬영하러 가서 자연인과 함께 2박 3일을 지내면서 그들이 자연인이 된 계기 등 살아온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맑게 생활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승윤은 “그들의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도회지의 삶을 벗어나서인지 순수함이 배어 있다”며 “고추 농사가 잘됐다고 기뻐하는 자연인, 물고기 한 마리 잡아서 아이처럼 좋아하는 자연인 등을 보면 말 그대로 천진난만함을 느끼고 그런 모습을 배우게 된다”고 했다.
그가 자연인들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배우는 게 또 있다. 자연과 공존하는 법이다. 이승윤은 “자연인들은 자연을 이겨내고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는 우리 삶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들은 자연에 살면서 ‘공존’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우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중년 남성들이 은퇴 후 귀촌 등 자연인을 희망하는 것에 대해 이승윤은 “남성들 대부분은 오랜 기간 가장으로서 힘겨운 삶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각박한 생활에서 벗어난 삶을 방송에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자연인을 동경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자연인을 꿈꾸고 계획한다면 철저한 준비와 야무진 각오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자연인의 삶은 생각처럼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외딴곳에 자연과 함께 홀로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원활하지 않은 물 공급과 난방이 잘 되지 않는 겨울, 산짐승들의 습격, 그리고 무엇보다 외로움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자연인의 삶을 꿈꾸고 산속으로 들어갔다 3개월도 못 버티고 다시 도회지로 나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자연인의 삶은 만만치 않지만 부러운 점도 많다. 그는 “자연인들을 만나 보면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게 느껴진다”며 “그들의 인상이 모두 선하고 푸근한데 아마 스트레스 없이 자연과 함께 사는 삶 속에서 이런 인상도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윤은 10년 넘게 한 달에 두세 번씩 자연인을 만나러 다니지만 매번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하다고 했다. 자연인으로부터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때면 진정한 행복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는 “주기적으로 자연인을 만나러 가지만 아직 나도 자연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아 자연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기는 했지만 실제 자연을 느끼다 보면 사람은 역시 자연과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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