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독자 핵무장, 심각하게 고려할 때다

2024. 2. 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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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켈리 백악관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증언했으며, 야스퍼 전 국방장관과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회고록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트럼프가 트윗에 올리기 직전 폼페이오가 트럼프에게 다음에 정권을 잡으면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자고 설득하면서 트럼프가 트윗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북핵 위협에 늘 노심초사 하며 동맹국인 미국의 핵우산(확장억제)에 의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에게 '트럼프 리스크'는 이렇게 예고없이 우리에게 대재앙처럼 불쑥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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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전 국회의원·18대 국회 국방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는다면, 탈퇴는 물론 러시아의 나토 회원국 공격을 격려하겠다고 해 또 한번 동맹국들을 충격에 빠뜨리며 세계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존 켈리 백악관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증언했으며, 야스퍼 전 국방장관과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회고록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트럼프가 트윗에 올리기 직전 폼페이오가 트럼프에게 다음에 정권을 잡으면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자고 설득하면서 트럼프가 트윗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북핵 위협에 늘 노심초사 하며 동맹국인 미국의 핵우산(확장억제)에 의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에게 '트럼프 리스크'는 이렇게 예고없이 우리에게 대재앙처럼 불쑥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는 결국 '돈'에서 출발한다.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의 머리 속에는 동맹도 '가치'보다는 돈이 우선인 '머니 퍼스트'이다.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도 결국 '머니 퍼스트'인 셈이다. 주한미군 철수 이슈도 결국 돈의 문제다. 트럼프는 경제대국이 된 대한민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통령 재임 때 무려 5배나 더 부담해야 한다고 고집해 우리를 매우 힘들게 했다.

대한민국은 이미 다른 미국의 동맹국들과 비교하면, 일본보다는 적지만 독일보다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부담하고 있고 GDP 대비 측면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을 부담하고 있다.

트럼프는 북한의 6차 핵실험 대응책으로 전개한 미국의 전략자산(핵폭격기, 핵잠수함 등)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몹시 언짢은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모든 게 돈을 우선 생각하는 '머니 퍼스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결국 자유라는 가치동맹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트럼프의 재등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핵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아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열린 국가안보회의(NSC)가 끝나고 미국의 NBC 방송은 트럼프가 전술핵 재배치나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한 적이 있다. 머니 퍼스트의 트럼프 입장에선 한국의 독자 핵무장이 미국의 방위 비용을 보다 절감시킨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머니 퍼스트가 역설적으로 한국의 독자 핵무장의 가능성을 열어 한반도에서 핵균형을 이루고 항구적 평화를 유지시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북핵 해법은 11월 미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와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를 각각 상정하여 대응해야 할 것이다.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합의 선언한 '워싱턴 선언'을 기초로 한미 핵공유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트럼프가 승리하면 전술핵 재배치나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을 옵션으로 추진해야 한다.

대한민국과 국민들의 안보가 김정은 정권의 고도화 되고 있는 핵무력 앞에 풍전등화처럼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며 현실로 드러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잠이 오지 않는 시간이다. 작년 연말에 세상을 떠난 외교 천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이웃국가가 핵을 보유할 때 같이 핵을 보유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강력한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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