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데 말라 바꾸노” vs “나라가 엉망 아이가” [심층기획-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양산을, 김두관·김태호 ‘도지사 매치’
북강서갑, 전재수·서병수 지지층 팽팽
“젊고 일 잘해” “힘있는 부산시장 출신”
與 ‘親盧 성지’ 김해을 조해진 공천
탈락한 예비후보들 반발 ‘사분오열’
국민의힘이 18일 오전 3선 중진 김태호 의원의 경남 양산을 우선공천(전략공천)을 발표하자 양산을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김 의원 출마를 반기는 의견과 경계하는 목소리가 교차했다. 이 지역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나동연 후보를 1500여표(약 1.7%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섰다.
반면 여당 지지 성향을 보인 주민들은 경남도지사를 지내 부산·경남(PK) 지역 내 이름값이 있는 김태호 의원 공천에 들뜬 모습을 보였다. 이번 양산을 선거는 ‘도지사 선·후배 매치’란 별명도 붙은 터다. 덕계오일장을 찾은 윤석호(67)씨는 “내는 여당 후보가 너무 비리비리한 거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태호 온다고 해서 ‘잘했다’ 박수를 쳤다 아이가”라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이 지역 양당 득표율을 보면 국민의힘이 52.3%로 민주당(42.5%)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여당세가 그만큼 강한 셈인데, 이번 김태호 의원 등판으로 그간 ‘인물론’을 앞세웠던 김두관 의원 측엔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이 나온다.
국민의힘 측 중진 의원 재배치로 민주당이 위협을 받게 된 낙동강 벨트 내 지역구는 양산을만이 아니다. 부산시장을 지낸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이 전략공천된 부산 북강서갑도 민주당 입장에서 비상이 걸렸다. 여긴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득표율 57.1%를 기록해 민주당(38.3%) 대비 거의 20%포인트까지 앞선 바 있다.
그만큼 이 지역 여당 지지자 사이에선 서 의원 등판에 대한 환영 목소리가 컸다. 부산 북구 구포시장 앞에서 만난 백모(76)씨는 “서병수가 전재수(민주당 현역 의원) 잡아보겠다고 온 거니깐 좋지”라며 “시장도 했으니깐 전재수보다 여러모로 훨씬 나을끼야(나을 것이야)”라고 말했다.
김해 외동전통시장에서 만난 최덕윤(52)씨는 이 지역 재선 현역인 민주당 김정호 의원에 대해 “사람 서글서글하니 괘안타(괜찮다)”며 “(조해진 의원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여 왜 오는지 모르겠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민 이승철(71)씨는 김 의원에 대해 “이때까지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요 동네가 계속 민주당이 해왔는데 이 참에 바까야(바꿔야) 한다”고 했다.
부산·양산·김해=김승환·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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