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료 대재앙” 위협한 의협,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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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 정원 확대를 막겠다며 "의료 대재앙"까지 위협하고 나섰다.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은 지방 의료 공백에 대해 "지방에 부족한 것은 의사가 아니라 민도"라며 국민을 깔보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1998년 이후 의대 정원이 한명도 늘지 못했고 그사이 고령화와 지방·필수 의료 공백으로 너무나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고, 일부는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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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 정원 확대를 막겠다며 “의료 대재앙”까지 위협하고 나섰다. 특권을 지키기 위해 환자들의 고통을 볼모로 잡으려는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이런 식의 이기적 집단행동이 의대 증원을 바라는 국민 대다수의 여론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의협 산하 ‘의대정원 증원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8일 “정부가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자유의사에 기반한 행동에 위헌적 프레임을 씌워 처벌하려 한다면 의료 대재앙을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국민담화에서 “의료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전공의들에게 “부디 의료 현장과 환자의 곁을 지켜달라”고 호소한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다. 의협은 의대 증원이 “쿠바식 사회주의 의료 시스템을 만들려는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펴는가 하면, “의사를 악마화하면서 마녀사냥 하는 정부의 행태” 운운하며 거칠게 비난했다.
의협 비대위는 전날도 “단 한명의 의사라도 면허와 관련한 불이익이 가해진다면 의사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간주하겠다”며 “감당하기 어려운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정부의 엄정 대응 방침에 맞서 환자와 그 가족들을 볼모로 잡겠다는 선전포고 아닌가.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은 지방 의료 공백에 대해 “지방에 부족한 것은 의사가 아니라 민도”라며 국민을 깔보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특권의식으로 가득한 의사들의 오만한 태도에 분노하는 국민적 여론을 전혀 깨닫지 못한 행태다.
서울 주요 병원 전공의들이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내고, 20일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중환자 수술 연기와 같은 의료 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의대 증원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여론과 한참 동떨어진 행동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공개한 조사에서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의견은 76%로, ‘부정적인 점이 더 많다'는 응답(16%)을 압도했다. 지난해 말 보건의료노조 조사에서도 찬성 의견이 89.3%에 달했다.
일본·독일·영국 등 주요 국가들도 인구 고령화에 따라 의대 정원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이 집단행동으로 이를 가로막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1998년 이후 의대 정원이 한명도 늘지 못했고 그사이 고령화와 지방·필수 의료 공백으로 너무나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고, 일부는 목숨을 잃었다. 의사들의 이기주의에 굴복해 우리 사회의 절박한 과제를 미루는 일이 더이상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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