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은행주, 배당락 쇼크 피할까

신하연 2024. 2. 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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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수혜에 줄줄이 올라
주주환원율, 전년대비 상승
배당후 주가 변동여부 촉각
일각선 "영향 크지 않을 것"
사진 연합뉴스.

대표적인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인데다가 배당 매력까지 부각되며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는 은행주가 배당락일 전후로 주가 변동성을 키울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 들어 26.31% 급등했다. 지난 13일에는 장중 7만11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쓰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신한지주(13.09%), 하나금융지주(30.14%), 우리금융지주(14.88%) 등 4대 은행지주 주가가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BNK금융지주(12.55%), DGB금융지주(11.18%), JB금융지주(10.93%), 카카오뱅크(7.50%) 등 지방은행과 인터넷 은행 역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0.25%)을 훌쩍 웃돌았다. 이 기간 KRX 은행지수는 16.50% 상승했다.

이들 종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정부가 주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과 높아진 배당 매력이 꼽힌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저PBR 업종으로 꼽혀온 만큼, 금융당국이 이달 26일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한다고 밝힌 이번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기업 가치가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배당 관련 기대감도 맥락을 같이 한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전부 9000억원이 넘는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KB금융 3200억원, 하나금융 3000억원, 신한금융 1500억원, 우리금융 1380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순이익 중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되는 금액(자사주 매입액과 배당금액의 합)의 비중을 의미하는 주주환원율은 지난해 기준 32.7%~37.5%(KB금융 37.5%, 신한금융 36%, 하나금융 32.7%, 우리금융 33.7%) 수준으로 전년 대비 4.5%포인트(p)에서 최대 7.5%p 상승했다.

통상 은행주 같은 고배당주를 '찬바람' 불 때 사서 12월 배당락 이후 판다는 주식시장 격언은 지난해부터 예외가 됐다. 투자자가 배당금을 얼마나 받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막기 위해 정부가 배당정책을 손질하면서 은행지주의 배당기준일을 2월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일제히 이달 말 결산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배당기준일)을 맞는다. 신한지주 23일, 하나금융 28일, KB금융·우리금융이 각각 29일이다.

배당을 받고자 하는 투자자는 배당기준일 이틀 전까지는 주식을 매수해야 주주명부에 오를 수 있다. 배당기준일 다음날은 주식을 사도 배당 권리를 받을 수 없는 배당락일로, 통상 배당락일에는 대량 매물이 출회되면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대다수 종목의 배당기준일이 12월 말일로 동일했던 과거에 비해 배당락의 시장 영향은 줄어들 수 있지만 개별 종목의 배당락 효과는 존재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이 기간 기관 투자자가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을 각각 2058억원과 1101억원어치 순매수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KB금융과 하나금융을 각각 4536억원, 2136억원 사들인 만큼 이들 매물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4대 금융지주의 경우 1분기 배당 지급을 위한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은 정관에 따라 3월 말일로 유지되기 때문에 다음 달 말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분기 배당까지 '더블배당'을 노려볼 수 있어 배당락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분기 배당을 포함한 연간 배당은 KB금융이 3060원, 신한지주 2100원, 하나금융 3400원, 우리금융이 1000원이다.

한편 일각에선 저PBR 랠리가 한계에 가까워졌단 지적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주요국 기업들 대비 낮아 조만간 저PBR 랠리는 한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주식시장 PBR은 1배에 접근하고 있고 저PBR 업종들도 2월 들어 10~15% 이상 오르며 극단적인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났다"며 "특히 저 PBR 업종 가운데서도 지속 가능한 업종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데 금리를 보면 은행·보험 등 업종의 실적이 좋아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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