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비야디, 전기승용차 3분기에 한국서 달린다
중국 전기 자동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회사들이 내수시장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를 피해 나라 밖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의 국내시장 상륙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중국 전기차·배터리 회사들과 내수시장에서 각 나라 정부와 자동차 업계의 중국산 전기차 견제 셈법 내지 전략이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이르면 올 3분기 중 국내 시장에 전기 승용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비야디는 지난해 3월 1톤 전기트럭 등 상용차를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이미 비야디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에서 승용차 세단 1종에 대한 성능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한 절차라는 해석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배터리 회사 시에이티엘(CATL)과 중국 내수 비중에서 앞선 비야디 배터리는 이미 성장률에서 국내 배터리 3사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에스엔이(SNE)리서치의 지난해 세계 배터리 시장(중국 제외) 통계를 보면, 시에이티엘 성장률은 72.5%에 달했다. 배터리 사용량은 87.8GWh로, 점유율로 환산하면 27.5%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률은 32.9%, 점유율은 27.8%에 그쳤다. 2위 시에이티엘과의 점유율 차이가 0.3%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지난해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추월당할 가능성이 크다. 4위 에스케이(SK)온의 성장률은 13.4%, 5위 삼성에스디아이(SDI)는 10.6%에 머물렀다. 비야디의 지난해 국외시장 성장률은 394.8%에 달했다.
중국 내수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과 더해 국외시장으로 나가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까닭에, 중국 완성차와 배터리 회사들의 국외 진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외공장 증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회사들의 신에너지차(NEV) 공장 설립 계획을 보면, 비야디는 올해 하반기 태국(15만대), 2025년 브라질(15만대)·헝가리(10만대 추정)에 각각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창안자동차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태국에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설립 중이고, 상해기차는 20만대 생산 규모 공장 부지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기존 완성차 회사들의 국외시장 진출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올해 중국 자동차 수출이 550만대로, 지난해(491만대)보다 1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나라 회사와 협업을 통한 영향력 확대 전략도 펴고 있다. 샤오펑은 지난해 7월 독일 폴크스바겐과 지분을 나눠 갖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전기차 2종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둥펑자동차는 닛산에 전기차 플랫폼을 제공했다. 닛산은 중국이 개발한 신에너지차의 유럽·아세안 수출을 추진 중이다. 링파오는 지난해 10월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전기차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에 각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중국 전기차가 주로 사용하는 리튬인산철배터리(LFP)의 낮은 재활용률을 이유로 보조금을 삭감하기로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북미 지역에서 생산해야 보조금을 지급하는 기준을 만들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전기차 제조·유통 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하거나 이를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마린 자자 포드 전기차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파괴적 기술을 설명하는 포럼에 패널로 출연해 “(중국 전기차는) 기술에서 우리보다 앞섰다”며 “지금 당장 전기차에 적응하지 않으면 회사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개발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미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였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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