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명가에 듣는다] "공개매수 100% 성공…M&A시장 새바람"
오스템 등 조단위 빅딜 성사
M&A 자문부터 인수금융까지
한꺼번에 지원해 강점 많아
패키지딜로 기업성장 동반자
"올해는 공개매수 주선부터 인수·합병(M&A) 자문·인수금융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거래를 한 번에 통합 지원하는 '패키지 딜'을 적극 유치해 수익성 극대화를 모색하겠습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IB사업부 총괄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단순히 자금조달을 돕는 중개자 역할을 넘어 기업의 성장을 함께할 수 있는 믿을 만한 동반자로 거듭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표는 "공개매수 패키지 딜은 NH투자증권이 지난해부터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로, 타사 대비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딜은 기존 기업금융 비즈니스의 자문 업무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형태로, NH투자증권 IB가 지난 10여 년간 추구해왔던 '종합 솔루션 프로바이더(공급자)'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 대표가 지난해 NH투자증권 IB의 가장 큰 성과로 오스템임플란트와 루트로닉의 패키지 딜 성사를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월 MBK파트너스·UCK파트너스가 추진한 2조원 규모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M&A, 지난해 6월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실시했던 7000억원 규모 루트로닉 공개매수 M&A를 주관하며 상장폐지까지 성사시켰다. 단순히 주관 업무뿐만이 아니라 인수금융까지 주선하며 추가 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연초부터 한앤코의 7017억원 규모 쌍용C&E 공개매수, 원익홀딩스의 450억원 규모 티엘아이 공개매수 주관을 맡는 등 '공개매수 명가'로서 위치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모두 상장폐지를 목표로 진행하는 공개매수다.
윤 대표는 "공개매수를 원하는 곳에 경험과 합리적 분석을 바탕으로 성사 가능성이 높은 전략을 제안하고, 시장 투자자에게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주며 중간에서 합리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IB의 역할"이라며 "아직까지 실패 사례 없이 100% 공개매수에 성공하며 대규모 딜을 트랙레코드로 쌓아 다수의 고객으로부터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실적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시장을 합리적으로 바꿔 나가며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기존에는 공개매수를 위해 현금 100%를 예치해야 했지만, 금융감독원에 요청해 현금 10%만 들어가고 나머지 90% 자금은 대형 증권사가 투자확약서(LOC)를 써주는 식으로 바꿨다"며 "이로써 매수자는 실패 시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증권사는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취득 주식을 담보로 인수금융으로 전환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올해 M&A 시장이 지난해보다 다소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사모투자펀드(PEF)발 매물 출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를 동력이자 변수로 꼽았다. 윤 대표는 "올해는 PEF가 사는 것보다 파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해"라며 "전략적 투자자(SI)인 기업의 인수가 대부분일 수 있지만,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매물의 경우 또 다른 PEF에서 인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부동산 PF로 매물이 출회하며 활성화될 수 있지만, 오히려 부동산 시장 악화로 전체 자본시장이 경색되면 M&A 시장도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채권발행시장(DCM)에 대해선 연초 불확실성 대비를 위한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평년보다 매우 뜨거웠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열기는 이후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 대표는 "1월에만 100곳이 채권을 발행하는 등 기업이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발행 물량을 늘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우량 기업이 상당 부분 유동성을 확보해 2월 이후부터는 평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대표는 향후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윤 대표는 "성장성이 있지만 자금 한계에 직면한 기업에 대해 경영진의 사전 동의를 바탕으로 주식담보대출을 한 뒤 지급 능력이 없을 경우 담보 지분을 끌어와 PEF나 SI에 매각하는 '크레디트 솔루션 딜'에 주목하고 있다"며 "대주주는 일부 지분을 남겨놓고 경영해 회사를 키우고, 회사도 자금난을 돌파하며 성장할 수 있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뜨겁게 달아오른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해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윤 대표는 "주식 시장은 안 좋은데 IPO 시장만 활황인 자체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며 "전문가 중심으로 IPO 시장에 개입하고, 일반투자자들은 여기에 가입해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하면 극단적인 급등락 과열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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