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잡아당겼는데 위·아래도 늘어나네…안 되는 것 없는 ‘이 물질’ 정체는 [사이언스라운지]
권민우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융합장비연구부 나노디스플레이연구실 선임연구원과 김윤영 서울대 기계공학부 석좌교수 공동연구팀은 14일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항공기는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해 크랙과 같은 미세결함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결함은 빠르게 커져 구조물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 크랙과 같은 미세 결함을 발견하기 위해 활용하는 것이 초음파다. 직선으로 진동하는 초음파를 구조물에 쏴 결함을 파악한다. 초음파를 활용하기 때문에 물리적 손상 없이 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 이른바 비파괴 검사라 불리는 이 방법은 구조물을 파괴하지 않고 문제를 식별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문제는 해당검사로는 구조물 내부의 모든 영역을 조사하기 어려워 최소 2번 이상의 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검사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결과물에 대한 정확도가 낮아 사용이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메타물질을 활용해 원형 초음파를 세계 최초로 생성하는데 성공했다. 이 메타물질은 대면적의 알루미늄 금속에 연속된 구멍을 내 제작됐다. 메타물질의 구멍 모양과 간격을 조절해 직선 형태의 초음파를 메타물질에 통과시켜 원형 진동 초음파로 변환시킨 것이다.
원형 진동 초음파는 기존 기술 대비 12배 높은 정확도로 항공기 결함을 찾아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항공기 외에도 노후된 건물이나 철제 다리 등 오래된 구조물에 발생하는 크랙이나 결함을 단 번에 찾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검사 시간 역시 기존보다 크게 단축된다”며 “향후 산업용 비파괴 검사와 의료용 초음파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교수팀은 초점 위치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메타렌즈를 개발했다. 구조체의 너비와 길이 등을 조절해 입사 · 투과되는 빛의 회전 방향에 따라 초점의 위치를 변경할 수 있는 렌즈다. 요즘 휴대전화들엔 인덕션 화구처럼 뒷면에 여러 개의 카메라 렌즈가 달린 기종들이 많다. 물체와의 거리에 따라 사용되는 렌즈가 달라서인데, 메타렌즈를 활용하면 렌즈 1개만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메타물질을 재난 대응에 활용하는 법도 제시된다. 송영석 단국대 교수 연구팀은 바람과 공기나 물 등 유체의 저항을 줄일 수 있는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유체의 저항은 대부분 유체의 끈적이는 정도에 결정된다. 가령 꿀을 손으로 저을 때와 물을 저을 때를 비교하면 끈적임의 정도가 더 한 꿀을 젓기가 힘들다. 송 교수팀이 만든 메타물질은 유체가 지나갈 때 이들과 물체 사이 접촉면의 점도 분포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었다. 저항력을 5분의 1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의 메타물질 연구는 계속된다. 광학필터, 의료기기, 항공우주 부품, 센서, 레이저, 안테나, 지진 대응구조체, 스텔스 전투기 등 모든 분야에서 메타물질을 연구한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와 중국, 인도 등을 중심으로 집중 연구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엔마켓츠에 따르면 2021년 세계 메타물질 시장은 3억 500만 달러(약4064억 원)로 집계된다. 2026년까지 연평균 36.7%의 성장률을 보이며 14억5700만 달러(약1조9414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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