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스타 식당도 줄폐업···빛 바랜 '미쉐린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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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계 최고봉으로 꼽히는 '미쉐린 가이드 2024' 발표가 임박했지만 국내 유통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유통·호텔 대기업들과 협업해 '미쉐린 가이드 2023'에 등재됐던 레스토랑이 지난해 폐업한 사례도 등장했다.
2019년 미쉐린 가이드와 관련된 컨설팅 업자가 스타 레스토랑 등재를 미끼로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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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파인다이닝 인기 줄고
관광객도 김밥·떡볶이에 열광
'3성' 가온·모수 줄줄이 문닫아
호텔·유통가 '별' 따기 시큰둥
미식계 최고봉으로 꼽히는 ‘미쉐린 가이드 2024’ 발표가 임박했지만 국내 유통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 둔화로 초고가 파인다이닝에 대한 인기가 식은 가운데 ‘K푸드’ 열풍이 떡볶이·라면 등 중저가 음식 위주로 전개되면서 해외 관광객들의 방문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쉐린 레스토랑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과거와 같은 열풍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은 오는 22일 시그니엘부산에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4’ 공식 발간 행사를 개최한다. ‘미식의 물결, 서울에서 부산으로(Luminous Culinary Waves)’라는 테마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미쉐린 가이드가 선정한 부산 지역 레스토랑들이 서울 에디션과 함께 처음 공개된다. 미쉐린 가이드는 2016년 처음 ‘미쉐린 가이드 서울’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유명 식당을 세계에 소개해왔다.
하지만 정작 이번 발표를 앞두고 국내 유통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처음 발표될 당시만 해도 스타 레스토랑을 배출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이 같은 열풍이 사라진 것이다. 국내 유통·호텔 대기업들과 협업해 ‘미쉐린 가이드 2023’에 등재됐던 레스토랑이 지난해 폐업한 사례도 등장했다.
CJ제일제당이 2017년 서울 한남동에 문을 연 미쉐린 스리스타 레스토랑 ‘모수 서울’이 최근 영업을 종료했다. 마찬가지로 삼성급이었던 ‘가온’도 지난해 문을 닫았다. 가온은 증류식 소주 ‘화요’를 만드는 광주요그룹이 2003년부터 서울 강남에서 영업해온 곳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운영했던 투스타 레스토랑 ‘주옥’도 지난해 문을 닫았다. 서울신라호텔의 투스타 한식당 ‘라연’과 조선호텔이 운영하는 원스타 레스토랑 ‘라망시크레’ ‘이타닉 가든’이 명맥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호텔들이 미쉐린 가이드 ‘별 따기’에 과거처럼 목을 매지 않는 것은 실제 매출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 둔화로 파인다이닝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최고급 레스토랑을 유지하는 비용 부담만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해외 관광객들이 국내 호텔의 미쉐린 레스토랑을 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별로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 광장시장 등 재래시장에서 파는 떡볶이·김밥 등 중저가 길거리 음식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올해 미쉐린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시장을 넓힌 것도 국내 업계의 관심이 저조한 데 따른 위기의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쉐린은 미쉐린 가이드를 발표하면서 유명 레스토랑들에 지원 의사를 묻는 등 정해진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서울 레스토랑의 반응이 갈수록 무덤덤해지자 부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과거 스타 레스토랑을 선정하면서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도 미쉐린에 오점으로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 미쉐린 가이드와 관련된 컨설팅 업자가 스타 레스토랑 등재를 미끼로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미쉐린은 선정 기준은 독립적으로 이뤄진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이후 미쉐린 가이드 후광 효과가 많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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