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넘어 레저까지…진화하는 마트·백화점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2. 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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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시대가 열리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복합레저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쇼핑뿐 아니라 스포츠와 사교, 예술 감상을 한번에 할 수 있는 거점으로 어필해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려는 것이다.

다수 대형마트가 방문객 감소에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20%에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마트가 고객 체험형 매장 더타운몰을 오픈한 건 월계점과 연수점에 이어 세 번째이며 향후 전국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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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골프 등 시설 재단장
킨텍스점 방문객 20% 증가
롯데는 테니스코트 설치
현대百 폼페이 유물전 열어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테니스메트로에서 테니스 레슨을 받는 모습. 롯데백화점

시간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시대가 열리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복합레저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쇼핑뿐 아니라 스포츠와 사교, 예술 감상을 한번에 할 수 있는 거점으로 어필해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려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이 부상하면서 성장세가 주춤해진 대형 유통 채널이 레저 기능을 강화해 고객 발걸음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이마트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더타운몰 킨텍스는 지난해 7월 21일부터 6개월간 방문 고객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18% 이상 늘었다. 다수 대형마트가 방문객 감소에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20%에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마트는 해당 지점을 약 7개월간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레저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더타운몰 킨텍스에는 기존 장보기 시설인 트레이더스 이외에 골프아카데미와 모던 필라테스, 만화카페 등 체험형·체류형 시설을 대거 유치했다.

2층에 자리한 GDR골프아카데미에서는 스크린골프와 동시에 개인 맞춤형 골프 수업을 진행한다. 1층에 있는 만화카페 '책으로 가는 문'에는 만화책 외에 소설·에세이·학습서적 등 도서 총 2만5000권이 있으며 오픈형 서가·카페·다락방 등 다양한 공간을 갖춰 가족 방문객을 끌어당기고 있다. 리뉴얼 이후 3시간 이상 장기 체류한 고객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업체 측은 레저를 위해 지점을 찾은 고객들이 자연스레 트레이더스에 장을 보러 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가 고객 체험형 매장 더타운몰을 오픈한 건 월계점과 연수점에 이어 세 번째이며 향후 전국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유통업계는 스포츠광을 사로잡으려는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5월 잠실 롯데월드몰 3층에 500㎡(약 150평) 규모 체험형 테니스 매장 '테니스메트로'를 오픈한 이래 테니스 마니아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무엇보다 매장 내에 가로 22m·세로 8m 규모 풀코트를 설치한 것이 테니스 마니아들에게 호응을 얻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모든 유통업태를 합쳐 매장 내에 풀코트를 둔 건 롯데백화점이 유일하다. 테니스메트로에서 진행되는 테니스 레슨은 오픈 이후 매월 90%가 넘는 마감률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잠실점과 서울 양평점을 포함해 총 10개 점포에서 풋살장을 운영 중이다. 풋살과 축구를 좋아하는 사회인이 상시적으로 모이며 주말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2시간 단위로 진행되는 예약이 전부 마감되고 있다.

예술 향유 공간으로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유통업체가 집중하는 부분이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더현대 서울에 복합문화 공간 알트원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전문 전시장 수준의 항온·항습시설을 갖춘 채 다양한 문화예술 전시를 지속 개최하고 있다.

오는 5월 6일까지 진행되는 '폼페이 유물전: 그대, 그곳에 있었다'에서는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이 소장한 조각상과 프레스코화 등 유물 12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 더현대 서울은 지하 2층에 LP·오디오 편집숍 '리스닝 룸 바이 오드'를 운영하며 고객이 별도 청음실에서 최고급 오디오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대형 유통업체가 레저시설을 확대하는 이유로는 '시성비' 트렌드 외에도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질주가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27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제공하며 이커머스와 경쟁하려는 것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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