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식 "나도 말타고 총도 쏴보고 샤워신도 찍고 싶은 때 있었다" [인터뷰M]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 우발적 살인 후 악인 감별 능력을 각성한 평범한 대학생 '이탕'을 연기한 최우식을 만났다. 최우식은 극 중에서 평범하고 소심한 대학생이었지만 우발적으로 살인한 사람이 알고 보니 연쇄살인마라는 게 밝혀지며 자신에게 악인을 감별하는 능력이 있음을 각정 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이 진짜인지 우연인지 계속해서 혼란스럽고 더더욱 그런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살인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인물 '이탕'을 그려냈다.
범죄자를 감별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탕'이었고 고민이 많은 인물이었지만 그의 감정 표현은 얼굴이나 눈빛이 메인이었지 대사로 표현하는 일은 드물었다. 최우식은 "대사가 없으니 표정이나 동작에 더 초점을 두려고 했다. 표정이나 동작에 감정을 실으려면 보통 클로즈업 촬영이 많아야 하는데 이창희 감독님은 제가 감정을 실으려는 장면에서 오히려 넓고 크게 인물을 잡아서 당황스러웠다. 눈으로 말하는 장면을 촬영하길 바라서 바스트샷 촬영을 기다리는데 풀샷만 찍고 넘어간 장면이 많아 '나는 아직 얼굴로 이야기를 안 했는데?' 싶은 장면이 많았고 그래서 초반에 '이래도 괜찮은 건가?'라는 고민이 많았다."라며 자신이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늘 하던 루틴에 익숙해 있는 바람에 적응을 못했다는 말을 했다.
그러며 "현장에서는 몰랐는데 편집된 걸 보니까 이래서 이런 앵글로 찍으셨구나 생각돼서 많이 배웠다. 데뷔 이후 방방 뛰어다니면서 표현을 많이 해야 캐릭터로 보이는 역할을 많이 해서 이런 식의 표현이 쉬웠는데 반면 스스로 내 연기를 보면서 편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표현이 적은 연기가 되려 보이게도 불편하지 않고 연기하면서도 더 재미가 있더라. 이 작품의 대본을 읽었을 때도 그래서 욕심이 났다. 다른 배우가 했을 때와 달리 내가 하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해졌다."라며 이 작품에 욕심을 냈던 이유를 설명했다.
원작이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웹툰이다. 찐 팬이 많은 만큼 이 작품에 참여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최우식은 "원작이 있는 연기를 할 때 부담도 되고 고민도 더 크다.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각자 이탕의 느낌을 정해 놓은 게 있을 텐데 다행히 제가 연기한 이탕을 좋게 봐주셨더라."라며 시청자의 반응을 판단했다.
그러며 "원작과 비슷하게 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제가 조금 더 오버하던지 부족한 게 있어도 그걸 잡아주는 감독님 덕분에 그걸 믿고 연기했다."라며 시리즈로 탄생한 '이탕'은 자신의 노력에 더해 이창희 감독의 디렉팅 덕분이라는 말을 했다.
늘 멍뭉이 같다는 평을 듣던 최우식이었다. 이번 작품에서 살인마를 연기하며 연기 변신에 대한 갈증이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예전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혀 없다."라며 의외로 욕심을 비워낸 마음을 드러냈다.
"말 타면서 총도 쏴 보고, 샤워씬도 편하게 찍어보고(몸이 마른 게 너무나 콤플렉스라는 최우식은 복근 드러내며 샤워신을 찍는 다른 배우들이 부럽기도 했단다), 교복도 그만 입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런데 게임에 비유해서 이야기하다면 한창 테트리스로 쌓아 올리다가 세로 1자가 나와서 한 번에 무너지는 것처럼 제가 연기로 뭔가를 쌓아 올렸다가 한 번에 성장되는 걸 보여주는 게 재미있더라."라며 왜 연기 욕심이 없어졌는지를 설명하는 최우식이다.
신작 하나하나마다 어떻게 변신을 하고 어떻게 성장을 할까 신경 쓰기보다 꾸준히 작품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계단을 오르듯 성금 성장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다다른 최우식의 마인드였다.
그는 "언젠가 저도 얼굴에 나이테가 생기고 아무것도 안 해도 얼굴에서 감정과 세월이 묻어 나와 나도 모르게 이미지 체인지가 될 때가 분명 있을 것이다. 억지로 노력을 했다면 '이탕'도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을 텐데 요즘은 작품을 하나씩 만나고 만들어가며 저절로 이미지가 변하길 기다린다."며 작품을 대하는 마인드에도 큰 변화가 생겼음을 알렸다.
"욕심이 생겼을 때도 있었고 욕심이 제 발목을 잡은 적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생각도 많아지고 후회도 많아졌다"라며 마인드를 바꾸기 전에는 어땠는지를 이야기한 최우식은 "더 행복해지고 싶더라. 더 즐기면서 일하고 싶었다. 이런 직업을 갖고, 일할 때만큼은 즐길 수 있어서 천운"이라며 연기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최우식이기에 요즘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크게 바뀌었다고. "이 감독, 이 배우와 작업하면 재미있겠다 싶은 작품에 큰 욕심이 난다.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연기하면서 재미있을 것 같은 작품을 고르게 되고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재미있는 작품을 선택하게 된다. 재미있게 찍은 작품이 안될 때와 고생하며 찍었는데 안될 때의 차이는 천지차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최우식은 '살인자ㅇ난감'에 대해 "정말 재미있고 착한 사람들과 행복하게 찍은 작품인데 잘돼서 더 다행"이라며 의미를 밝혔다.
행복한 마인드를 갖고 있기에 최우식에게는 별다른 고민이 없을까 싶었지만 나름대로 고민은 있다고. "앞으로 제가 할 연기에 대한 걱정이 많다. 40대에는 제가 우물을 벗어난 연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 고등학생 연기는 누구보다 많이 해봐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중에 아빠, 남편으로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까? 직접 경험하지 않은 생활과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를 잘 보여줄 수 있을지는 걱정된다."며 냉정하게 자신의 연기를 평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 고민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선배 형님들에게 많이 물어보는 편이다. 여태껏 작품 하면서 만났던 배우 중에 지금까지도 정말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선배는 이희준이다. 이희준은 제가 데뷔하기 던 연기학원에서 배웠던 '연기에 도움을 주는 과정'을 지금까지도 하고 있더라. 집에 갔더니 벽에 캐릭터에 참고될 사진들이 붙어져 있고 관찰했을 때의 메모도 빼곡했다. 저는 그렇게까지 노력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중에 제가 해야 할 연기는 이희준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존경하는 선배의 어떤 모습에 자극을 받았는지를 이야기했다.
데뷔 이후 10년 동안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는 최우식은 "다행히 제가 했던 의도를 아직까지 좋게 봐주시는 거 같다. 앞으로도 다른 모습을 재미있게 봐주실지는 고민스럽지만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재미있고 즐겁게 계속하고 싶다"며 향후의 모습도 기대하게 했다.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살인자ㅇ난감'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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