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킬러 위해 … 불안한 내면 드러냈죠"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4. 2. 1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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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웹툰과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을 모두 봤지만 그 작품들을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극에 어울리는 저만의 인물을 구현하려 했죠."

최우식은 "저는 '살인자ㅇ난감'이 아닌 다른 작품을 할 때도 원작이나 기존 작품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 한다"며 "머리로 연기를 하는 배우라면 '죄와 벌'을 캐릭터 연구에 반영했을 수 있지만 저는 현장에서 제 모습을 캐릭터에 투영하는 방식으로 연기를 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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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주인공 이탕 역 맡은 최우식
"원작 의식 않고 내 모습 투영"
배우 최우식. 넷플릭스

"원작 웹툰과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을 모두 봤지만 그 작품들을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극에 어울리는 저만의 인물을 구현하려 했죠."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에서 주인공 이탕 역을 맡은 배우 최우식이 캐릭터 연구에 중점을 둔 부분이다.

지난 9일 공개된 이 작품은 공부도 취업도 자신 없는 무기력한 대학생 이탕이 홧김에 살인을 하고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깨닫게 되면서 자경단 활동을 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 글로벌 3위(15일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 관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오스카 작품상 등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서 가짜 대학생 기우를 연기하며 스타로 떠오른 최우식은 악인들을 죽이면서도 죄의식으로 고뇌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살인자ㅇ난감'의 이야기는 동명의 웹툰 원작과 유사하지만, 최우식의 이탕은 원작 웹툰의 인물과 다르다. 웹툰의 이탕은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인을 하지만 드라마 속 이탕은 죄책감과 두려움을 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방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약한 청년의 모습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우식은 "이탕이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지고 있으면 인물과 작품이 평면적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평범한 대학생일 때도, 살인을 시작한 뒤에도 불안해하는 내면을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최우식의 이탕은 '살인자ㅇ난감'의 모티프인 19세기 러시아 소설 '죄와 벌'의 인물과도 구별된다. 주인공 라스콜니코프 역시 자신만의 정의관에 따라 살인을 저지른 뒤 죄의식에 빠져 고뇌하는 인물이다. 최우식은 "저는 '살인자ㅇ난감'이 아닌 다른 작품을 할 때도 원작이나 기존 작품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 한다"며 "머리로 연기를 하는 배우라면 '죄와 벌'을 캐릭터 연구에 반영했을 수 있지만 저는 현장에서 제 모습을 캐릭터에 투영하는 방식으로 연기를 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좌와 벌'은 책의 형태로 '살인자ㅇ난감'에 반복해 등장하며 서사 전개에서도 의미심장한 역할을 한다. 악역이자 또 다른 자경단원인 송촌(이희준 분)은 희생자의 피가 묻어 살인 증거가 될 수 있는 책 '죄와 벌'을 가져가고,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장난감(손석구 분), 이탕의 조력자 노빈(김요한 분), 송촌과 이탕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며 드라마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최우식은 '살인자ㅇ난감'에 참여하며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손석구, 이희준 등의 연기를 보면서 앞으로 제가 해야 할 고민들을 가늠하고 10여 년간의 배우 생활을 돌아볼 수 있었다"며 "영화 '기생충' '거인' 등 좋은 작품의 앙상블에 껴서 누렸던 혜택을 '살인자ㅇ난감'에서도 얻었다"고 밝혔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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