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에 토요회의 부활... 최창원, 고강도 쇄신 시동

장우진 2024. 2. 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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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2인자인 최창원(사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사촌 형인 최태원 회장의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 주문에 따라 그룹의 본격적인 고강도 경영 쇄신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최 의장은 '토요일 회의'를 부활시킨 데 이어 계열사 경영진 등 임원들의 솔선수범을 요구하는 등 경영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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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계열사 CEO와 전략 논의
배터리·바이오사업 재편할듯
SK서린빌딩. SK이노베이션 제공.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SK 제공

그룹 2인자인 최창원(사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사촌 형인 최태원 회장의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 주문에 따라 그룹의 본격적인 고강도 경영 쇄신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최 의장은 '토요일 회의'를 부활시킨 데 이어 계열사 경영진 등 임원들의 솔선수범을 요구하는 등 경영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주요 경영진이 한데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현안을 논의하는 '토요일 회의'를 부활하고 지난 17일 수도권 모처에서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했다. 토요일 회의는 2000년 7월 주 5일제 근무제 도입 이후 24년 만이다.

이 자리에는 최 의장과 SK㈜,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진 6∼7명가량이 참석해 최근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대내외 경영 환경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글로벌위원회는 이전까지 월 1회 평일에 회의를 열었으나, 작년 말 인사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협의회 의장을 맡은 뒤 내부 논의를 거쳐 격주 토요일 개최하기로 했다. SK디스커버리는 최 의장이 40.18%(작년 3분기 말, 보통주 기준)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로, 공정거래법상 그룹 지주사인 SK㈜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그룹과 궤를 같이 하는 '따로 또 같이' 그룹 경영철학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지난해까지 그룹의 주요 신사업 분야에서 투자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자 경각심을 높인다는 취지로 주말 회의를 재도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최 회장이 지난 1월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경영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내실을 갖추는 한 해가 돼야 한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의 자세를 주문한 데 따른 경영진의 솔선수범 차원으로 풀이된다.

최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들은 유연근무제의 일환으로 월 2회 부여돼 온 금요일 휴무 사용 여부도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계열사 SK온의 경우 이석희 CEO 사장이 흑자 달성 시까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으며, 임원들에게 오전 7시 출근을 권장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평소 신중하고 꼼꼼한 성격의 '워커홀릭'으로 알려진 최 의장이 그룹 2인자로 어떤 역할을 할 지 주목하고 있다. 최 의장은 SK디스커버리 부회장으로서 SK의 화학·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이자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평소 최 회장과도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장은 취임 직후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로 분산된 투자 기능을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효율적인 투자를 위해 투자 전문 지주회사인 SK㈜로 모두 이관했으며, 토요일 회의까지 복원시키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 의장이 지난해 부진했던 반도체와 배터리 등 차세대 주력 사업을 재정비하고, 아울러 각 계열사 별로 흩어져 있던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사업의 재정비 가능성 등을 점치고 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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