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복직 요구' 화물연대, 한국알콜 울산공장 55m 굴뚝서 농성

조합원-비조합원 간 폭행 사건 발단
노조, "조합원만 배차 중단은 차별"

한국알콜 울산공장에서 동료 노조원의 해고에 항의하던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 2명이 17일 55ｍ 높이 연소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제공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한국알콜산업 노조 조합원의 복직과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18일 경찰과 화물연대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 울산본부 울주지부 한국알콜지회 송모 지회장 등 간부 2명은 전날 오전 3시 10분부터 울산 남구 상개동 한국알콜산업 울산공장 55m 높이 연소탑에서 ‘물류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해당 연소탑은 불완전 연소된 유해 가스를 태워 배출하는 굴뚝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 에어매트를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화물연대 한국알콜지회는 지난달 13일 비조합원과의 폭행사건에 연루된 A 조합원의 복직 등을 요구하며 화물 운송을 중단한 상태다. A씨는 지난해 11월 비조합원인 B(30대)씨를 폭행해 전치 8주의 부상을 입히는 등 폭행·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사측은 운송사의 규칙에 따라 A씨에게 무기한 배차정지 처분을 내렸고, A씨는 자진 퇴사했다. 노조는 “비조합원인 B씨가 먼저 싸움의 빌미를 제공했고, A씨도 폭행을 당했다”면서 “사측이 차별적인 조치로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알콜산업 측은 “A씨가 스스로 그만둔 데다 운송사에서 정식 계약 체결된 기사도 아니므로 복직 가능 여부를 논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한국알콜산업은 공업용 에탄올과 초산에틸 생산업체로 국내 시장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의 운송 거부로 하루 3억 원가량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지난달 29일 화물연대를 상대로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