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칭·예탁결제원 문서 위조 주의”…불법 금융투자업 56건 적발
“수법 대담해져…투자 권유자 재직 여부 등 확인 필요”
#. A씨는 지난해 11월 SNS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투자전략을 광고하는 글을 보고 텔레그램 단체채팅방에 접속했다. 해당 채팅방에서 자신을 금융 관련 고위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B는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자체 개발한 수익확률 80% 이상의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했고, 다른 바람잡이들이 수익을 인증하자 A씨는 이를 신뢰하고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B는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해 전액 손실이 발생했다며 추가입금을 유도했고, A씨가 추가로 투자하자 다시 동일한 방법으로 손실이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은 18일 고수익을 미끼로 자금을 편취하는 민생침해 불법 금융투자업 피해사례 중 이같이 혐의가 구체적인 56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사 의뢰한 불법 금융투자업자 유형을 분석한 결과, 가짜 투자 앱 등을 통한 투자 중개 유형(26건, 46.4%)이 가장 많았고, 비상장주식을 고가에 넘기는 투자매매 유형(21건, 37.5%), 미등록·미신고 투자자문 유형(8건, 14.3%) 순이었다.
투자 대상으로는 선물거래(22건, 39%)나 비상장주식(20건, 35%) 등 일반인이 투자정보를 알기 어렵거나 단기간 가격 변동성이 큰 고위험 투자 상품을 미끼로 한 투자사기가 많았다.
특히, 불법 업자들은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은 챗 GPT 등 생성형 AI를 가장한 신종투자기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제도권 금융회사를 사칭하는 등 대담한 수법을 사용했는데, 증권사를 사칭하며 자금을 모집하거나 기관계좌 이용·블록딜 등을 빌미로 공모주를 싸게 많이 배정받을 수 있다며 가짜 투자 앱 설치를 유도하고, 가짜 투자 앱 화면상 고수익이 난 것처럼 보여준 후 출금 요청 시 수수료, 세금 등 각종 명목으로 추가 자금을 받은 후 잠적하는 식이었다.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의 문서를 위조·도용하고 광고성 보도자료를 활용해 특정 비상장주식의 상장이 임박한 것처럼 꾸민 후 고가에 매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불법 업체는 특정 비상장주식의 장밋빛 전망이 실린 사업설명서, 광고성 보도자료 등을 보여주며 비상장주식 매수대금 납입 전 주식을 먼저 입고시켜 투자자를 안심시킨 후, 가짜 대주주를 대동해 투자자가 해당 주식을 대량 매입하도록 유도하고 투자자가 매입자금을 납입하면 잠적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측은 제도권 금융회사는 고객 명의의 계좌를 통해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타인 명의 계좌로 입금을 요청하는 경우 금융회사 사칭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어떤 거래도 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으로 주장하는 자가 투자를 권유하면 해당 금융회사 고객센터에 연락해 현재 재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상장회사의 상장 추진 여부, 실적 전망 등은 일반인이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상장 예정’, ‘고수익 보장’ 등 근거가 불명확한 문구에 현혹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한국거래소 등 공공기관이나 투자 대상 회사에서 발행한 문서 위조·도용에 속지 말고 해당 기관의 공식 창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나 소속 임직원을 사칭한 불법 금융사기 피해가 성행하고 있다”며 “유관기관 및 금융회사 등과 신속한 공조를 통해 관련 사기사건 발생 시 소비자 안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ksj@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말 안 통하는 건 여전해요” 외국인 인력 필수지만… 불통 여전 [경기남부 외국인력 실태조사]
- 인천Utd의 추락… 매년 꼴찌권 허덕 [인천UTD, 2부 리그 강등①]
- 이사진·선수단 물갈이 등 ‘뼈 깎는 혁신’해야 [인천UTD, 2부 리그 강등②]
- 中 선전·英 테크시티, 핵심은 '클러스터 효과' [미리보는 베이밸리 메가시티④]
- “현대 미디어아트와 만난 전통 인형극”…국가무형문화유산 꼭두각시놀음 ‘환상덜미’ 한마
- 사라진 응원 문화에 조용한 시험장 앞 [2025 수능]
- 인천 수능 수험장 현장…웃고 울고, 모두 좋은 결과 얻길 [2025 수능]
- 남영희 한국정신문화계승회 회장 “생활 인성교육 확산에 몸 바칠 것”
- 교문 앞 서성이는 어머니…철문 닫혀도 굳건한 ‘모성애’ [2025 수능]
- 윤 대통령, APEC·G20 순방길… 트럼프 회동 여부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