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삼성·SK 만나는 오픈AI… `AI 반도체 동맹` 가시화

AI 반도체 시장 전망. 가트너·KB증권 제공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 연합뉴스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해 연합 전선을 구축하려는 업계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챗GPT'의 개발사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는 자체 AI 반도체 제조 능력을 확보하고자 7조달러(약 9300조원) 규모 투자 유치에 나섰다. 올트먼 CEO는 투자 유치를 위해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의 동생이자 G42의 소유주인 타흐눈 빈 자예드 국가안보 보좌관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회사인 대만 TSMC와 여러 차례 접촉하고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보유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도 만나 사업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에는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영진과도 면담한 바 있다. 당시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 평택공장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오는 21일에는 인텔의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 참석해 펫 겔싱어 인텔 CEO도 만날 예정이다.

올트먼 CEO는 현재 수년 안에 10여개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해 TSMC에 맡기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픈AI의 구상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반도체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같은 메모리 업체들끼리도 손을 잡고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낸드플래시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은 AI 반도체 수요 대응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정부 보조금을 포함해 총 7290억엔(약 6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웨스턴디지털은 3위, 키옥시아는 4위다.

최근 일각에서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SK하이닉스와 파운드리 1위 TSMC가 동맹을 맺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HBM 패키징 등 일부 공정을 TSMC가 담당하는 식이다.

삼성전자도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의 AI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로부터 AI 가속기를 비롯한 2나노 공정 기반 AI 반도체를 수주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오픈AI가 AI 반도체 제조공장을 설립한다면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AI 반도체,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업체들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라며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70억달러 수준에서 2030년 1400억달러 규모로 6년 만에 20배 급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