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각까지 살린 인공피부 개발

KIST, 생체모사 인공피부-촉각 신경전달시스템 개발
피부재생, 촉각기능 효과..피부손상 및 노년층 환자 적용

정영미 KIST 책임연구원

KIST 연구진이 피부재생뿐 아니라 영구 손상된 촉각까지 복원할 수 있는 '인체 이식형 촉각 기능 스마트 바이오닉 인공피부'를 개발했다. K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피부 재생과 촉각 전달이 동시에 가능한 인공피부 개발에 성공했다. 피부와 신경 손상 환자의 촉각과 피부를 동시에 회복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정영미·이현정 박사 연구팀이 유기준 연세대 교수, 김태일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인체 이식형 촉각 기능 스마트 바이오닉 인공피부'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화상, 피부질환, 외상 등 피부 결손으로 인한 신경조직 손상은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감각인지 기능 상실을 유발한다. 하지만, 기존 인공피부는 피부 재생에 초점을 맞췄을 뿐 감각을 회복시키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피부의 주요 성분인 콜라겐과 피브린으로 구성된 하이드로겔에 유연 압력센서를 삽입해 외부의 미세한 압력 변화를 감지하는 인공피부를 개발했다. 인공피부에서 감지된 압력 변화는 이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는 전자 촉각 리셉터를 통해 전기 신호로 변환되고, 이를 신경으로 전달하는 촉각 신경 인터페이싱 전극이 이를 신경에 전달해 피부와 동일한 촉각 기능을 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피부의 탄력과 조직 결합을 담당하는 콜라겐과 피브린은 상처 주변에 있는 피부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유발해 피부 재생을 촉진한다.

연구팀은 인공피부를 심각한 피부 손상을 입은 실험 쥐에 이식해 피부 재생 촉진 효과와 촉각 기능 재건 효과를 실험했다. 그 결과 이식 후 14일 지났을 때 대조군에 비해 120% 이상 상처 치료 효과를 거뒀다. 또 사람의 손끝에서 느끼는 압력 범위와 유사한 10∼40kPa에서 외부 변화를 감지하고, 전기신호 조절을 통해 쥐의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손상된 피부의 피하 지방층을 따라 직접 신경에 이식하는 방식이어서 감각 전달과 피부 재생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신경이 손상된 환자의 피부 재생 후에는 촉각센서가 피하 층에서 작동해 감각전달을 되살리고, 촉각 전자소자를 피하에 직접 삽입하면 퇴화한 감각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영미 KIST 박사는 "이 성과는 생체 재료와 전자소자 기술을 결합한 융합연구의 결과"라며 "추가 임상실험과 온도, 진동, 통증 등 피부 조직의 다양한 기능 재건을 위한 연구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