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사망발표 전 교도소 CCTV 제거”…‘푸틴 정적’ 의문사 논란 확산

최준영 기자 2024. 2. 18. 13: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사망했다고 발표되기 이틀 전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당국자들이 해당 교도소를 방문해 일부 CCTV와 도청 장치 연결을 끊고 해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분 뒤 러시아가 통제하는 텔레그램 채널은 나발니 사인이 혈전이라고 주장했고, 7분 뒤에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해당 매체에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 언급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작된 듯한 발표…사망 전날 밤에 다수 정체불명 차량”
지난해 6월 22일 모스크바 대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화상으로 참여하는 알렉세이 나발니. 연합뉴스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사망했다고 발표되기 이틀 전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당국자들이 해당 교도소를 방문해 일부 CCTV와 도청 장치 연결을 끊고 해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활동가들은 러시아 연방교정국(FSIN) 지부 보고서에서 이같이 언급됐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16일 수감 중 사망한 것으로 발표됐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그가 산책 후 쓰러져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며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주장했다.

나빌니의 모친과 변호인은 “당국이 시신을 보여주지 않은 채 ‘돌연사 증후군’이라는 사인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나빌니 측근들은 나빌니가 살해된 뒤 진실이 은폐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더타임스는 나발니 죽음을 둘러싼 수상한 상황은 FSB 당국자들의 방문뿐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당국이 모스크바에서 약 1930㎞나 떨어져 있는 외딴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발생한 나발니 죽음에 대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발표하고 언급했는지를 보면 놀랍다는 것이다.

인권단체 ‘굴라구.넷’에 따르면 이날 나발니가 사망한 것으로 공식 보고된 시간에서 불과 2분이 지난 시점에 교도소 당국은 미리 준비된 것으로 보이는 발표를 내놨다. 4분 뒤 러시아가 통제하는 텔레그램 채널은 나발니 사인이 혈전이라고 주장했고, 7분 뒤에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해당 매체에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 언급했다. 굴라구.넷은 “이처럼 빠른 속도가 의미하는 것은 한가지 뿐”이라며 “러시아 연방교정국 발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사전에 계획되고 조율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한 익명 수감자가 ‘나발니와 같은 교도소에 있던 수감자들은 16일 오전 10시에 이미 나발니가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나발니의 사망 시간으로 공식 보고된 시각은 이보다 4시간 가량 뒤인 오후 2시 17분이다. 해당 수감자는 “이 같은 상황은 러시아 당국에 4시간 이상 대응을 준비할 시간을 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발니 사망을 둘러싼 이같이 석연찮은 행보가 벌어지기 전날 저녁과 밤 사이에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다수 차량이 교도소 내에 들어왔다”며 “나는 나발니가 발표된 시간보다 훨씬 전에 사망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 타임스는 이런 주장이 정확한지 바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면서도 노바야 가제타는 높이 평가되는 야권 매체라고 부연했다.

최준영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