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사직 D-1···수술 연기·취소 들어간 병원들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사직을 예고한 19일을 하루 앞두고 서울의 대형병원들이 수술·입원 일정 등을 조정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대거 이탈에 따른 의료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부 병원에선 수술실 운영을 평소의 절반까지 줄일 예정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성모·서울아산·삼성서울병원) 병원들은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을 예고한 19일을 하루 앞두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서울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지난 16일 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 추진에 반대해 전원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 이들은 19일까지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은 상급종합병원 의사 인력의 30~40%를 차지하고 있어 집단 사직이 현실화하면 의료차질을 피할 수 없다. 이미 다수의 전공의가 사직 의사를 표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6시 기준 전국에서 715명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오는 19일은 서울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예고한 ‘사직 시한’인만큼 단체행동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
병원들은 사직 의사를 철회하는 전공의가 소수 나오더라도 대규모 이탈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각 진료과에 수술 일정 조정 등을 요청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진료과·임상과별로 수술이나 입원을 원활히 운영 못할 것 같아서 (각 과에서) 연기 조정을 안내하고 수술은 긴급이나 중증도에 따라 조정해 운영할 예정”이라며 “환자들에게도 내일 이후부터 (일정 조정 등에 대한) 전화 안내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빅5 병원의 한 관계자도 “20일부터 진료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입원·수술은 응급이나 중증도에 따라 최소화로 조정할 계획”이라며 “진료과별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직 시스템 등을 다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병원에선 교수와 임상강사 등이 움직이는 비상 당직 시스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촌세브란스 병원은 지난 16일 병원 내에 ‘수술실 운영 관련 공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마취통증의학과가 평소 대비 50% 미만으로 수술실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9일까지 수술 예정 환자 중 입원 대상과 연기 명단을 입원원무팀에 제출해 달라는 내용이다. 강남세브란스 병원도 20일은 응급 수술 위주로 진행하다 21일부터 수술을 절반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의료계에서는 2020년 의대증원에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병원 밖을 나섰던 때처럼 의료 현장에서 혼란이 극심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당시에도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휴진 등에 돌입하자 각 병원에서 임상강사와 교수 등을 투입하며 의료대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애썼지만, 집단휴진이 무기한 이어지면서 수술이 연기되고 응급실을 전전하던 환자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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