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프릭스 철권팀 "일타강사에게 듣는 철권8 족집게 과외"

문원빈 기자 2024. 2. 18. 11: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로게이머과 아마추어 격차를 보여주기 위해 연습과 연구 전념 중

반다이남코 '철권8'이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유명 게임 인플루언서들은 물론 한국 e스포츠 대표 구단 T1 소속 프로게이머 '제우스' 최우제 선수와 '오너' 문현준 선수도 철권8로 여가를 보내는 중이다.

덕분에 철권 방송도 활기를 찾았다. DRX 소속 철권 프로게이머 '무릎' 배재민 선수 방송은 동시 시청자 1만 명을 돌파할 때도 있다. 소담, 폴탄, 아빠킹 등 여러 철권 고수들의 방송도 시청자 수가 부쩍 늘었다.

프로게이머들은 여가 시간에 철권을 입문하는 게임 인플루언서들이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팀은 광동 프릭스다. '울산' 임수훈 선수는 러너, 감스트, 롤선생 등 여러 인플루언서 방송에서 양질의 교육을 선사했다.

또한 '체리베리망고(CBM)' 김재현 선수는 킴성태 방송에 출연해 빅터 플레이를 전수했으며 '머일' 오대일 선수는 '쫀득' 방송에서 잭8로 의자단까지 달성시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제 곧 올해 첫 한국 철권8 공식 대회인 아프리카TV 철권 리그가 개최된다. 철권8은 최근 개최된 BJ 대회로 보는 재미를 입증한 만큼 공식 대회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는데 게임톡은 철권8 공식 대회를 앞두고 광동 프릭스 선수들을 만나 근황과 목표 그리고 초보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팁을 들어봤다.

- 광동 프릭스 철권팀 체리베리망고 김재현, 울산 임수훈, 머일 오대일 선수

Q. 철권8 공식 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성적을 리뷰한다면?

CBM: 철권 대표 대회로는 한국 아프리카TV 철권 리그(ATL), 해외 철권 월드 투어(TWT)가 있다. 초창기에는 팀에 혼자 있었는데 3인 체제로 구성된 이후 광동 프릭스 위상이 팀으로서 높아진 시기였다. 

울산: 지난해 팀 성적이 좋아서 만족스럽다. 3명 모두 개인 성적도 괜찮았다. 팀 및 개인 대회를 진행하면서 서로의 멘탈도 케어하고 전략도 세우는 가운데 팀이라는 이미지가 잘 굳혀졌다. 

철권8이 새롭게 출시되면서 불안한 마음은 있다. 철권7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지 철권8에선 또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껏 잘 이겨냈고 8 또한 철권 게임이니까 자신감 있게 노력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머일: 모두가 처음부터 시작하는 상황인데 아무래도 전업으로 철권을 다루고 있으니까 걱정은 있다. 주력 캐릭터도 사라져서 빠른 정착이 중요 과제다. 특히 초반 대회 성적이 기세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더 많은 연습으로 경험치를 쌓고 개인 연구에도 전념하고 있다.

그리고 CBM과 울산 선수는 지난해 해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 모습을 보며 뒤쳐지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아무래도 철권7 대회 성적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목표다.

- 철권8 스토리 트레일러

Q. 철권8이 출시된 지 3주 정도 지났는데 플레이 소감은?

CBM: 난세다. 출발점이 똑같으니까 네임드를 위해 노력하는 아마추어 고수들이 많다. 게임 내적으로는 밸런스가 잘 맞지 않은 야성적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밸런스나 캐릭터 성능을 논하는 것보다 게임 자체 적응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게임 외적으로는 호쾌한 액션과 공격적인 플레이가 보는 재미를 부각시켰다. e스포츠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철권7보다 더 흥행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울산: 철권7을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같은 콤보, 같은 캐릭터, 같은 심리전을 몇 년 동안 해왔다. 전업 프로게이머인 만큼 성적을 위해 열심히 했지만 질리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 상황에서 철권8이 출시되니까 왜 내가 철권을 좋아했었는지, 왜 철권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는지 다시금 깨달았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아직도 알아야 할 게 많아서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철권8 인기도 상당해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동기 부여가 된다. 

재야의 아마추어 고수들이 많은데 프로게이머인 만큼 새로운 게임을 재밌게 즐기면서 이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머일: CBM 선수 말대로 화려한 이펙트, 빠른 속도로 시청자들의 보는 재미가 올라갔다. 프로게이머는 성적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철권8에서 기반을 잘 다져서 어떤 캐릭터를 말하면 머일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 권바 옵시디언2

Q. 장비 관심도도 올라갔다. 각자 사용하는 장비를 소개한다면?

CBM: 비트릭스에서 출시된 '프로 FS'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정식 수입되지 않은 제품으로 미국 대회를 출전했을 때 구매했다. 레버는 골든 레버를 사용하고 있다.

울산: 장비를 많이 바꾸기도 유명하다. 그대로 지금 사용하는 것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장비니까 이를 기준으로 소개하면 PS5 대비용으로 '권바 옵시디언 스틱2'를 준비했고 게이머핑거 버튼, 커스텀 골든 레버를 사용 중이다. 

텐션은 25, 30으로 흔히 철권 전용이라고 불리는 텐션보다 많이 낮다. 학생 시절에는 텐션 40, 45를 사용했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 시간이 많아지니까 손목 건강을 챙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낮은 텐션도 적응하니까 익숙해진 상태다.

머일: 최근 파르텀에서 제작한 목재 스틱으로 바꿨다. 레버도 골든 레버에서 SB 레버 2세대로 교체했다. 해당 레버를 사용하니까 골든 레버를 사용했을 때보다 2P 백대시가 잘 되는 편이다. (울산: SB 레버 2세대는 개인적으로도 추천한다.)

- CBM 선수의 웨이브 스텝 관련 영상

Q. (CBM에게) 웨이브 스텝 속도가 빠른 걸로 유명하다. 장비 영향이 있는가? 추가로 웨이브 스텝 노하우가 있다면?

장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골든 레버 텐션도 기본으로 사용 중이다. 게다가 "웨이브 스텝을 10초 동안 유지해야지"라며 별도로 연습하진 않았다. 간혹 시청자들이 웨이브 스텝을 보여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막상 보여주려고 하면 잘 되지 않는다. 

단발성으로 짧게 하는 것은 잘 되지만 길게는 느낌에 따라 결정된다. 게임 중간마다 웨이브 스텝 사용에 집중하니까 어느 순간 "이렇게 하면 괜찮네", "이렇게 하면 빠르게 나가겠다"라고 깨달았다.

제가 1P에서의 빠른 웨이브 스텝 영상으로 유명하다. 당시 느낌이 와서 영상을 찍었는데 정말 인생 전성기 수준으로 빠르게 된 것이었다. 

하나만 짧은 팁을 드리자면 비매너라고 볼 수도 있는데 라운드가 끝나고 2~3초 정도 시간이 있다. 그때 웨이브 스텝을 최대한 넣어보려고 연습하면 시간도 절약하고 좋다.

과거 해외 대회에서 이렇게 연습했다가 얼굴에 웨이브를 한다고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 비매너 의도로 한 것이 아니고 정말 손을 풀려고 한 행동이었다. 이렇게 오해는 받을지언정 하나의 연습 과정으로는 확실했다.   

- 철권8에서는 볼 수 없는 카즈미

Q. (울산에게) 철권7 주력 캐릭터였던 카즈미, 밥, 파쿰람이 철권8에서 모두 사라졌다. 심정이 어떤가?

주력 캐릭터가 사라졌어도 자신감이 있었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사실 철권7 주력 캐릭터들은 다소 아쉬웠던 마음이 있었다. 카즈미와 밥의 경우 좋은 캐릭터는 맞지만 완벽한 캐릭터라고 보긴 어렵다. 숙련도가 높아서 해당 캐릭터들을 쓰긴 해야 되는데 상대방 캐릭터와 비교하면 체급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권8에서는 이 부분을 고려하면서 주력 캐릭터를 찾았다. 그 결과 아수세나, 펭 웨이, 드라구노프로 결정했다. 아수세나와 펭 웨이는 큰 육각형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다.

본론으로 넘어와서 카즈미도 철권7 신규 캐릭터였다. 그래서 캐릭터 적응 관련 걱정은 크게 없었다. 캐릭터보다 철권 실력 자체가 메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철권8 시스템 적응에 전념 중이다.

- 울산 선수의 레이나 강의

Q. (울산에게) 레이나 강의를 인상 깊게 봤는데 레이나는 왜 주력 캐릭터로 포함하지 않았는가?

레이나도 주력 캐릭터로 활용하려고 연구하고 플레이 시간을 길게 가져봤다. 그런데 사용하다 보니까 의외로 한계점이 많은 캐릭터라고 느껴졌다. 제 개인 플레이에 문제일 수 있지만 레이나를 잘 대처하는 상대를 만났을 때 답답한 운영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2024년 2월 18일 방송 울산: 오프라인 연습에서 사람들과 게임을 했는데 레이나를 과소평가한 것 같다. 레이나 탓이 아니라 더 심도 있게 연구하고 숙련도를 더 쌓았어야 했는데 안일했다. 난전에서 좋은 캐릭터다. 주력 캐릭터로 다시 잡고 열심히 해볼까 한다. 

 

Q. (CBM에게) 철권7에서 카자마 진도 주력 캐릭터였다. 철권8에선 어떤가?

철권7 후반기에는 카자마 진 대신 녹티스를 사용한 이유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카자마 진이 좋은 캐릭터인 건 맞지만 워낙 익숙해서 고수들이 대처를 잘 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어도 제 스스로 답답했다. 철권8에서도 카자마 진에 대한 내성은 다들 높은 상태다.

그래서 최근 성능 캐릭터로 평가되는 데빌 진을 많이 즐겨봤다. 막상 해보니까 아무리 좋아도 게임을 플랜 없이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카자마 진을 하니까 그리웠던 맛이랄까.

다만 성능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다. 철권8에서 새롭게 추가된 기술 모션들이 프로 선수 입장에서는 보고 막을 수 있는 수준이다. 심리가 아닌 보고 막을 수 있는 리스크의 기술을 왜 줬을까 의문이 들었다.

물론 기술의 활용도를 출시 3주 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단언하긴 너무 이르고 철권7에서 오랜 시간 동안 함께 동고동락해서 그런지 데빌 진 플레이보다 매끄러워 다시금 대회에서 꺼내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CBM 선수의 카자마 진 플레이

Q. (CBM에게) 빅터가 사기 캐릭터로 평가받고 있다. 주력 캐릭터로 다루는 입장에서도 공감하는가?

킴성태 방송에서 초보에게 쉽게 이기는 방법을 알려줬다. 당시 채팅창에서도 "이 캐릭터가 사기 아니냐", "너무 쉽게 이기는 것이 아니냐"라는 반응이 많았다.

일반 유저들은 순간이동 이후 검으로 내려찍고 갑자기 앞에 나타나니까 사기라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빅터의 심리와 기술 관련 연구를 깊게 하니까 허점이 꽤 많았다. 상대가 빅터를 간파했을 때 리스크도 큰 편이다. 

 

Q. (CBM에게) 녹티스랑 비교하면 어떤가?

철권에서 등장하기엔 두 캐릭터 모두 이질적 스타일이다. 하지만 운용 스타일이 서로 완전히 다르다. 녹티스의 경우 특수 자세가 없다. 기본 자세에서 캐주얼한 운용이 특징이다.

반면 빅터는 발도 자세에서의 이지선다가 강하다. 그 자세를 잡는 과정에서의 빌드업이 필요하다. 제 녹티스 플레이는 치고 빠지는 방식으로 상대를 짜증나게 하는 스타일이었다.

빅터는 하단 공격도 부실해서 치고 빠지는 스타일을 펼치기가 어렵다. 처음에는 녹티스처럼 운용하려고 했지만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후 CBM 빅터 고유의 플레이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 녹티스와 비슷해 보여도 운영 자체는 전혀 다른 빅터

Q. (머일에게) 주력 캐릭터로 선택한 잭8을 평가한다면?

철권6 BR 당시 주력으로 사용했던 만큼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사실 기스 하워드의 경우 컬래버레이션 캐릭터인 만큼 사라질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잭8을 기본으로 두고 레이나가 풍신류로 나오지 않으면 두 번째 주력 캐릭터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레이나가 풍신류로 나오면서 잭8과 빅터를 주력 캐릭터로 결정했다.

잭은 원래 단순한 스타일이었는데 철권8에서는 화려하고 빠르며 보는 맛도 강한 캐릭터로 변모했다. 다이내믹한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잭8도 약점이 꽤 있다. 오히려 빅터가 그 부분을 보완한 형태라서 빅터를 주력으로, 잭8을 서브 캐릭터로 사용할까 고민 중이다.

- 머일의 잭8 콤보 강의

Q. 주력 캐릭터가 서로 겹치면 팀 대회에서 불리하지 않은가?

CBM, 머일: 오히려 좋다. 동일한 캐릭터라도 각자만의 해석이 다르다. 예전에 DRX에서 3자피나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상대하는 입장에서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 경험을 생각하면 큰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Q. (머일에게) 잭의 운영 중 감마 하울링 자세 후 RP로 가드를 파괴하고 히트 스매시를 적중시키는 방식이 있다. 초보자들이 이 운영을 파훼하지 못해 잭8을 상대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가?

얼마 전 철권을 처음 입문한 스트리머에게 콤보 대신 30~40분 정도 그것을 알려줬다. 그리고 금세 노랑단을 달성했다. 그만큼 날로 먹을 수 있는 기술이다. 저도 랭크 매치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잭8의 히트 스매시는 10프레임으로 철권에서 가장 빠른 발동 속도다. 대미지도 높기 때문에 히트 발동만으로 상대를 위협할 수 있다.

감마 하울링 RP 후 히트 스매시를 파훼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앉는 것이다. 하지만 잭8 입장에선 상대가 앉는 것을 보자마자 다른 기술을 사용한다. 결국 잭8이 이를 언제 사용할 것인지 예측하고 앉는 것이 중요하지만 초보자 관점으로 팁을 전하자면 그 기술을 내밀기 전에 공격해서 저지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 가드 브레이커 이후 히트 스매시를 확정으로 적중시킬 수 있다

Q. (울산에게) 초보자들이 횡이동을 자주 사용하는 상대에게 고전하는 경향이 많다.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가?

각 캐릭터마다 횡 이동을 저지하는 호밍기가 있다. 이를 파악하고 사용하는 게 기본이다. 사실 초보자들이 횡신을 잡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기술을 멀리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밍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면 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수들은 횡신을 잡을 때 보통 근접해서 공격한다. 또한 철권8에서는 잡기가 횡신을 잡기 때문에 잡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횡신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다.

상대방이 열심히 횡신을 치면 기술을 내밀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면 상대방을 움직이게 냅둬도 서로에게 손해가 없다. 개인적으로 횡신을 잡는 하단 기술로 신경 쓰이게 만들어서 횡신을 봉인시키고 압박하는 스타일이다.

 

Q. 스트리머들을 포함해 대다수 유저들이 흔히 무간 지옥이라 불리는 빨강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구간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것을 가장 연습해야 하는가?

울산: 공부 밖에 없다. 빨강단이 공부를 많이 하지 않고 올라갈 수 있는 한계치라고 생각한다. 빨강단 이후에는 어떤 기술을 맞았는지 하나씩 기억하고 대응법을 익혀야 한다. 똑같은 것에 계속 당하면 계급을 올리기가 힘들 것이다. 이때 리플레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추가로 빨강단은 고수의 서브 캐릭터가 즐비한 구간이다. 시스템적으로 이렇게 구현된 것이기 때문에 딱히 방법이 없다. 철권력이 높은 상대라면 랭크를 올리겠다는 마음보다 한 번이라도 이겨보겠다며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하는 편이 좋다.

- 빨강단에서 의자단으로 향하는 여정은 쉽지 않다 [출처: 러너 방송 中]

Q. 밸런스 패치 이후 1티어 캐릭터를 선정한다면?

CBM: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상대하기 까다로운 캐릭터는 펭 웨이와 아수세나다. 펭 웨이는 하단 공격이나 자세 이행 기술이 강화돼 까다롭다. 아수세나는 자잘한 기술들의 대미지도 크게 측정됐다. 견제만 이뤄지는 게임에서 대미지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

펭 웨이는 철권7보다 훨씬 강하다. 흔히 '백로'라고 불리는 기술의 경우 하단과 중단이 나갔는데 철권8에서 앉아서 발동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것으로 펭 웨이가 특유의 웨이브 스텝으로 진입할 때 장점이 많아졌다. 

울산: CBM 선수와 동일한 의견이다. 해당 캐릭터들이 육각형으로 좋으니까 주력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사실 성능 캐릭터를 나열해도 워낙 강한 캐릭터가 많고 게임이 순식간에 끝나니까 큰 의미는 없다. 철권7에서 '고우키'가 많은 욕을 먹었는데 철권8은 대다수 캐릭터가 고우키라고 느껴질 정도다.

머일: 아수세나가 떠오른다. 아수세나는 기술 몇 개만으로도 강하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새로운 기술을 더 사용하면 더 강해지기 마련이다. 고점이 훨씬 높은 캐릭터다. 앞서 선수들이 말한 것처럼 펭 웨이도 강하다.

이들 사이에서 잘 숨어있는 강력한 캐릭터가 있다. 바로 '요시미츠'다. CBM 선수는 할 만하다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어렵다. 캐릭터 기본 HP가 180인데 요시미츠와 게임을 하면 250으로 상대하는 느낌이다. 

특히 '요시미츠 블레이드(LPRK)' 판정이 너무 좋아졌다. "이게 왜 맞아"라고 생각될 대가 많다. 농담 삼아 철권8에서 강조한 어그레시브 운영 자체를 부정하는 방식이다. 최근 밸런스 패치로 하향된 드라구노프도 요시미츠를 상대할 땐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로 신경 쓰이는 기술이다.

- 고수들 사이에서 1티어로 평가되는 펭 웨이 트레일러

Q. 현재 사기 캐릭터라고 조명받는 데빌 진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유가 있는가?

울산: 사실 2개씩만 말해서 그렇지 데빌 진도 너무 좋다.

CBM: 데빌 진 유저로서 항변하자면 신규 기술이 많이 추가됐지만 운영 자체는 철권7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고수와의 대결에서 결국 데빌 진은 중요한 순간 나락을 맞춰야 게임을 풀어낼 수 있다. 

나락이 막히면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가 크다. 해당 리스크가 있기에 데빌 진이 완전 최상위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아수세나는 이 정도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아도 게임을 풀어낼 수 있다. 

 

Q. 랭크 게임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유저나 선수가 있다면?

CBM: 최근 데스 매치를 진행한 '폴탄'이다. 철권8에서 잡기가 매우 유용해졌다. 그러니까 잡기를 주 기술로 사용하는 킹도 자연스레 티어가 올라갔다.

철권7에서 킹을 상대할 때 앉을까, 말까로 잡기를 회피할 시 잘못된 선택으로 잡히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니까 횡 이동을 활용해 이지선다 자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상대했다. 

철권8에서는 앞서 설명했듯이 잡기가 횡 이동을 잡아낸다. 꾸준하게 해왔던 운영이 아예 통하지 않으니까 생각 회로가 굴러가지 않았다. 카운터 상황에서의 잡기도 잘 안 풀리니까 멘탈도 점점 무너졌다.

폴탄과의 데스 매치 후반에는 많이 패배했다. 끝나고 그에게 잡기 어떻게 대응하면 되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그는 "그냥 앉아"라고 답했다. 원초적이고 당연한 답인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제 킹을 상대할 때는 잡기를 예측하며 앉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왔는데 폴탄은 이 변화를 정말 잘 활용하고 있다. 

울산: 물골드가 떠오른다. 철권7 당시 라이벌로도 불렸는데 본래도 공격적인 스타일이라 철권8과 잘 어울리는데 시스템 또한 잘 이해하고 있다. 국내 게이머 중에서 랭크도 가장 높다. 가끔 보면서 어떻게 하는지 배우는데 실력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머일: 폴탄이 떠오른다. 대다수 킹 유저들은 스티브 운영처럼 카운터를 활용한 수비적인 운영을 주로 보여줬던 반면 폴탄은 철권7에서도 공격적이었다. 그 스타일이 철권8 시스템과 부합되면서 더욱더 강력해졌다. 랭크 매치에서 많이 만났는데 킹에 대한 스트레스를 상승시켰다.

물골드도 마찬가지다. 이해력이 정말 빠르다. 최근 카즈야 미시마를 연습하고 있는데 크레이지동팔 등 수십 명의 카즈야 고수들이 새로운 대장이 등장했다며 응원과 찬양할 정도로 잘한다. 철권8에 걸맞은 새로운 방식의 카즈야를 보니까 정말 잘하는 유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 폴탄 vs 물골드 랭크 매치 [출처: 폴탄 유튜브]

Q. 초보자들에게 추천하는 캐릭터는?

CBM: 하고 싶은 캐릭터를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펭 웨이를 추천해도 못 생겨서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을 시작했다면 접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외형적으로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고르면 "이 캐릭터를 더 강하게 만들어 봐야겠다", "이렇게 다루니까 이길 수 있네" 등의 마음이 생겨 보다 오래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울산: 방송할 때마다 매번 들려오는 질문인데 아수세나, 펭 웨이, 빅터, 드라구노프, 클라우디오를 추천한다. 해당 캐릭터들의 특징은 어퍼와 컷 킥 등 쉽게 띄울 수 있는 콤보 시동기를 보유했다. 특수 자세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주력 기술의 커맨드와 심리전도 단순하다. 중, 하단 이지선다를 잘 걸면 강한 캐릭터라고 분류하고 있다.  

머일: 철권8만 두고 보자면 잭8이다. 초반 단계에서 쉽게 이길 수 있다. 최근 스트리머 '쫀득'이도 게임 센스가 좋은 것도 있지만 잭8 운영 방법을 알려주니까 의자단까지 달성했다.

"이 친구는 이겨야지"라며 게임을 입문하는 유저가 있다. 실제로 "이 사람은 꼭 이기고 싶은데 도와달라"라며 찾아오는 사례도 많았다. 이러한 유저들에게 레버도 많이 안 움직이고 버튼만 몇 개 누르면 이길 수 있는 방벙을 알려주니까 금세 게임에 재미를 붙였다. 결국 쉽게 이기고 승리의 맛을 느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 관점에서 잭8이 제격이다.

- 결국 취향에 따라 캐릭터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Q. 지난 아프리카TV BJ 대회에서 강만식의 화랑을 보자 채팅창에서 어떻게 막으면 되는지 관련 질문이 많았다. 화랑 대처 노하우가 있는가?

CBM: 상당히 까다로운 캐릭터다. 게다가 화랑은 철권7보다 더 강해졌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대응해야 할 경우의 수가 정말 많아져서 고수들도 이를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평가한다. 무한 가위 바위 보 싸움을 펼치는 느낌이다.

울산: 다양한 화랑과 대결하고 자신만의 타이밍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감스트에게는 간단하게 파워 크래시와 짠손으로 저지하라고 가르쳐 줬는데 의외로 대응을 잘 해서 놀랐다.

머일: 기본적으로 화랑의 빠른 기술들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해당 정보를 토대로 화랑이 계속 공격을 이어가지 못하도록 끊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로우 하이만 생각해서 아래만 주구장창 막으면 다른 기술에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경험이 쌓이지 않으면 힘들 것이다.

 

Q. 레이나 대응 방법 관련 질문도 커뮤니티에서 꽤 많이 보였다. 아무래도 자세 심리가 까다롭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하면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CBM: 레이나의 경우 선택에 대한 강요를 하는 캐릭터다. 특정 상황에서 누르는 것과 안 누르는 것을 강요하고 여기에 상, 중, 하 이지선다까지 강요한다. 이 때 이지선다를 강요하는 첫 시작이 대부분 통발이다. 근본적으로 통발 등을 횡 이동으로 회피하면 상대하기가 쉬워진다.

레이나 유저의 성향을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최근 전띵 선수와 레이나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풍신류 선수가 아니니까 레이나를 풍신류가 아닌 캐릭터로 다룬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웨이브 스텝 타고 초풍신을 사용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는데 이것을 쓰다가 패배한다고 말했다.

이 상황을 비슷하게 겪은 지인 레이나 유저의 사례로 설명하면 레이나와의 대결에서 일부로 초풍신을 허공에 보여준다고 한다. 그러면 상대 레이나가 본인에게 초풍신이 있음을 깨닫고 본인도 초풍신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초풍신이 좋은 기술은 맞지만 결국 상단 기술이라 앉아서 회피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심리를 활용해서 기회를 창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 다른 캐릭터도 비슷하지만 이지선다 강요가 빠른 레이나는 성향 파악이 더욱더 중요하다

Q. 현재 DLC로 에디 골드만 공개됐다. DLC로 나오길 바라는 캐릭터는?

CBM: 녹티스는 컬래버레이션 캐릭터라서 제외하면 사실 제가 사용한 주력 캐릭터들은 사실 다 살아있다. 그래서 절실하게 원하는 캐릭터는 없지만 '오거'는 출시하면 재밌을 것 같다. 맵에도 오거의 흔적을 볼 수 있고 스토리 모드에서도 회상이지만 잠깐 등장한다. 그래서 기대하고 있다.

오거의 경우 성능적인 것도 분명 있었지만 철권3와 태그1 시절 인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러운 디자인이었다. 고대 신화의 키메라와 같이 여러 캐릭터의 기술을 사용하니까 철권8에 등장하면 재밌을 것 같다.

울산: 철권7 주력 캐릭터들이 나오면 좋겠다. 카즈미의 경우 스토리를 고려하면 나오기 어려울 것 같고 밥은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어스레시브 운영과도 잘 어울릴 것 같다. 

머일: 제가 주력으로 다뤘던 크레이지 머덕이 나오면 좋겠다. 물론 철권8 시스템으로 크레이지 머덕을 구현하면 정말 좋은 캐릭터가 될 듯하다. 보통 마운트를 대응할 때 양손을 연타하면서 푸는데 철권8에서 그대로 구현되면 카운터로 잡혀서 풀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수많은 원성을 사겠지만 그래서 더욱더 해보고 싶다.

 

Q. 철권8이 출시되면서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유저들도 보인다.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울산, 머일: 지금이 기존 프로게이머들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일 수 있는 시기라서 가장 좋은 기회다. 비주류 게임이라고 망설일 순 있는데 자신이 남들보다 잘하는 것을 한 번쯤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CBM: 일전에 광동 프릭스 LoL 팀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LoL 프로게이머들은 보통 20대 후반 정도에 은퇴하거나 고민한다. 철권은 30대인데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생이 늘 도전의 연속이지 않는가. 울산 선수도 나이가 어릴 때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그 모습이 멋지고 대단해 보였다. 겁먹지 말고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 "철권8 대회에서 멋진 활약 기대합니다" 

Q. 끝으로 올해 각자의 목표와 포부를 남긴다면?

머일: 아직 파이널 등급 대회에서 1등을 해보지 못했다. 지난 대회에서도 2등에 머물렀다. 올해는 우승을 달성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울산: 우승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대회를 임하니까 오히려 성적이 떨어졌다. 반대로 예선을 돌파하거나 8강 안에만 들자는 생각으로 임하면 성적이 좋았다. 올해도 우승이 목표인 것은 동일하겠지만 세밀하게 계획을 세워볼 계획이다. 무엇보다 큰 대회에서 지더라도 무조건 무대에서 얼굴을 비추겠다는 마음가짐이다.   

CBM: 울산 선수와 비슷하다. 대회에서 어떤 선수는 가끔 8강 이상에 오르는 반면 어떤 선수는 공무원이라고 부를 정도로 꾸준히 8강 이상에 이름을 올린다. 대표적으로 저와 같이 카자마 진을 주력으로 다루는 태국 'Book' 선수가 있다.

프로게이머는 고점도 중요하지만 저점도 중요하다. 저점이 높으면 고점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관점에서 Book 선수를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다. 작년에 저도 저점은 나름 높았다.

올해도 국내외 대회, 이벤트를 많이 참여하면서 우승하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 저점을 더 꾸준하고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팀 성적도 더 끌어올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니 많은 기대 바란다.

moon@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