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내달까지 2000억원 확보 총력… 블루원 자산 유동화 추진
23일 채권자협의회서 4000억원 신규 자금 지원 논의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이 다음 달까지 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계열사 자산 유동화, 추가 담보 대출 등에 나선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4월 채권단협의회 전까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계열사 블루원의 용인CC와 상주CC 골프장 유동화로 약 1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 블루원이 골프장들을 마크자산운용 펀드에 매각하고, 블루원이 마크운용이 설정하는 골프장 인수 펀드에 400억원을 재투자해 우선매수권(콜옵션)을 보장받는 구조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그룹은 골프장 루나엑스CC에 대해서도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 골프장은 작년 3월 태영건설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조성한 2800억원 규모의 펀드에 담보로 잡혀 있어 매각이 된다고 하더라도 태영그룹이 매각 대금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태영그룹은 추가 담보대출도 추진한다. 지주사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SBS미디어넷(95.3%) 지분을 담보로 수백억원의 대출을 받을 전망이다. 티와이홀딩스는 작년 11월 특수목적법인 월드미디어제일차로부터 SBS미디어넷 지분 70%를 담보로 760억원을 대출받은 바 있어 리파이낸싱 형태로 추가 대출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이러한 작업을 통해 태영건설이 약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영건설과 채권단은 협력업체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달 중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 미상환분 451억원을 정리한다. 외담대는 협력·납품업체로부터 물품이나 자재를 구입한 원청업체가 외상매출을 끊어주면 협력·납품업체가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이를 위해 채권단은 오는 23일 서면 결의 형식으로 열리는 제2차 채권자협의회에 ‘외담대 조기상환’ 안건을 부의한다. 안건 의결 시 태영건설은 외담대 451억원을 은행에 즉시 갚게 되고, 이 경우 협력업체들은 계속 은행에서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태영건설은 작년 12월 말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 채권 가운데 외담대 451억원을 갚지 않았다. 워크아웃 개시로 상환이 유예된 금융채권이라 돈을 갚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원청업체인 태영건설이 외담대를 상환하지 않으며 협력사들은 외담대를 이용해 현금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과 채권단은 외담대 문제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두고 논의를 진행해왔다.
아울러 채권단은 23일 열리는 협의회에서 4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이 자금은 태영건설이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하는 기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하도급업체 결제 등 부족 자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산업은행이 자금을 전액 지원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5대 은행이 비율대로 손실을 분담하는 형태다. 금리는 연 4.6%고, 대출 기한은 5월 30일까지다.
태영건설은 신규 자금 지원을 위해 티와이홀딩스의 SBS 주식(556만6017주), 윤석민 회장의 티와이홀딩스 주식(1282만7810주), 윤세영 창업회장의 티와이홀딩스 주식(26만6955주)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외에도 태영건설은 담보로 블루원 주식(507만2912주), 태영건설 소유 부동산 등과 에코비트·평택싸이로 매각대금에 대한 확약서 등을 내놨다.
채권자협의회에서는 태영건설에 4000억원 규모의 신규 보증서를 발급하는 안건도 논의된다. 건설공제조합이 신규 보증을 지원한다. 필요 시 주택도시보증공사도 신규 분양보증을 지원한다. 신규 보증서 발급 한도 설정을 위해 태영건설은 건설공제조합에 47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태영건설과 관련된 PF 사업장 59곳의 대주단은 오는 26일까지 사업장별 구조조정 방안을 채권단에 제출할 예정이다. 신규자금 투입부터 손실 분담, 시공사 교체 등에 이르기까지 사업장별로 다양한 정리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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