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참여 '압도적 꼴찌' 서울 초교…신청했다 번복하기도, 왜?

성소의 기자 2024. 2. 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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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율 6% 불과…부산·전남 100%, 경기 73.3% 등과 대조
교사들 반발에 늘봄학교 참여 학교 구하는 것부터 진땀
일부 서울 초교들, 교사들 반발에 신청 도로 번복하기도
시교육청 "물량 매몰되기 보다 교사 의견 같이 살피기로"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교사노조연맹 조합원들이 지난해 11월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부실한 늘봄학교에 대한 확대 시행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11.23. ks@newsis.com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다음 달부터 전국 2700여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운영을 시작하는 가운데, 서울만 유독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서이초 사태 이후 늘봄학교 도입에 대한 일선 학교 현장의 거부감이 크다고 설명한다. 이런 탓에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늘봄학교 참여를 신청했다가 번복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다음 달 2일부터 전국 17개 시도에서 약 2700여개의 초등학교가 늘봄학교 운영을 시작한다.

'늘봄학교'는 기존의 돌봄과 방과후 학교를 통합한 형태로, 희망하는 모든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최장 오후 8시까지 원하는 교육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올해의 경우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초1 학생들은 정규수업 이후에도 놀이 중심의 예체능, 문화예술 등프로그램을 무상으로 들을 수 있다.

교육부가 이날 공개한 시도교육청별 늘봄학교 참여율을 보면, 부산(304개교)·전남(425개교)이 100%로 가장 높다.

그 다음 경기 73.3%(975개교), 제주 48.2%(55개교), 세종 47.2%(25개교), 충북 39.2%(100개교), 경북 32.1%(152개교), 경남 31.3%(159개교), 대전 30.2%(45개교), 대구 30.2%(70개교)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 중 늘봄학교 참여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38개교)로 전체 초등학교(올해 기준 609개교)의 약 6%에 불과하다.

서울시교육청이 목표치를 뚜렷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학기 중 최대 150개교까지 지원을 늘릴 수 있다고 밝힌 점에 비춰볼 때 여력 대비 약 17%(150개교 중 38개교) 밖에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4년 늘봄학교 추진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2.05. kmx1105@newsis.com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을 지목해 "다른 지역보다 참여가 상당히 저조한데,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저출생 대응 역점 사업인 늘봄학교에 서울만 유독 참여가 저조하니, 보다 분발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에서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늘봄학교 참여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서울 만의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태 여파로 늘봄학교 도입에 대한 교사들의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교감, 교장조차 일선 교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늘봄학교 신청을 강행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것이다.

시교육청 역시 교사들이 연일 집회를 열어 늘봄학교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 여론을 민감하게 살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늘봄학교의) 교육적인 의미가 있지만, (도입) 물량에 매몰돼서 급하게 추진하는 것보다 학교 선생님들의 의견도 살펴서 같이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시교육청은 지난해 말부터 늘봄학교 희망 학교 신청을 받아왔지만, 모집이 잘 되지 않아 연장에 연장을 거듭한 끝에 이달 초 신청을 마감했다고 한다.

일부 초등학교들 중에서는 늘봄학교 참여 의사를 밝혔다가, 교사들 반발로 신청을 도로 취소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3곳 정도에서 늘봄학교 참여를 신청했다가 취소했다"며 "교사든 행정실이든 반대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학교에서) 눈치가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8월9일 충남 천안 불당초등학교를 방문해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2023.08.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초등교사들이 '보육과 교육의 완전한 분리'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1학기는 학교 내 늘봄학교 수업이 가능한 곳만 신청을 받은 점도 낮은 참여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교원 단체들은 학교 안에서 늘봄학교가 운영되면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수업 중 발생하는 안전사고 등 책임도 떠맡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특히 늘봄학교 수업을 위한 별도 공간이 부족한 과밀학급의 경우 담임교사들이 정규수업 후 쫓기듯이 교실을 내어줘야 하는 문제도 빈번하게 지적돼왔다. 이에 교육 당국은 일반 교실을 개방한 교사에게 학급운영비 지원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충분한 보상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과밀학급이 많이 형성돼있는 강남·서초에서 세명초 1곳만 늘봄학교 참여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또 기존 방과후 학교와 돌봄교실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고 있어 늘봄학교 도입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학교들이 많다는 게 시교육청 설명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공립초등학교(565개교)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초등 돌봄교실 참여율은 90%를 웃돌 정도로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아침 돌봄학교 참여율은 94%, 오후 돌봄은 100%, 저녁 돌봄은 97.6%로 나타났다.

다만 대기·탈락 없이 희망할 경우 무상으로 100%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한 늘봄학교 제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학부모들이 많다는 점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가 올해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예정 자녀를 둔 학부모 34만명을 상대로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83.6%(4만4036명)가 참여 희망 의사를 나타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늘봄학교 운영을 준비하기 위한) 현장 점검을 시작한다"며 "공간 확보 여부와 프로그램 준비 상황 등을 이달 중에 계속해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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