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로 시작된 인생 2막, 김재연 교사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나이 서른셋의 초등학교 교사 김재연은 ‘선구자들’이라고 명명하는 여성 풋살과 축구 선배들 덕분에 그저 소심한 김재연이 아닌 ‘소심한 모험가’ 김재연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몇 년 전만 해도 ‘내가 감히 풋살에 도전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던 그녀는 2022년 4월 30일, 난생처음 잔디에 올라가 공을 찼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뒤인 2023년 4월 30일, 작가 김재연이 돼 에세이집 <어쩌다 보니 풋살>을 출판했다.
“풋살로 시작된 내 인생의 2막”
가장 빨리 느껴진 것은 몸의 변화입니다. 또 야외에서 뛰다 보니 주근깨도 많아졌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행을 바라지 않는 꾸준함’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몸치로 태어나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원망하고, 날이 갈수록 실력이 좋아지는 동료를 보면 부러움에 사로잡혔는데 꾸준한 노력만이 절 구원해줌을 깨달았죠. 앞으로도 운동을 포함해 일상 속에서도 이 마음가짐을 새기려고 합니다.
풋살은 물론 축구가 익숙하지 않은 3040 여성도 풋살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저 또한 풋살에 익숙하지 않은 30대였습니다. 어떤 일에 익숙해지는 건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에요. 제 책에서도 한 말인데 통뼈, 몸치, 달리기를 싫어하는 저 또한 이렇게 풋살에 푹 빠졌으니까요. 제가 활동하는 풋살 팀에는 3040대도 많고 50대도 있어요. 나이와 상관없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과감히 도전하세요. 재미없으면 그만두면 되니까요.
여성이 운동, 그중에서도 풋살을 시작하면 좋은 점이 무엇일까요?
건강을 위해 운동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양의 운동은 신체적·정서적으로도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니까요. 좀 더 의미를 담아 여성의 운동, 그중에서도 스포츠에 대해 말하자면 저의 학창 시절은 ‘남자는 축구, 여자는 피구’라는 인식이 당연했어요. 몸싸움은 물론 격한 말이 오가는 스포츠를 여성들은 꺼려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오랜 선입견 때문에 저를 비롯한 많은 여성이 ‘건강한 공격성과 면역력’을 제대로 배울 수 있던 한 번의 기회를 잃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컨대 축구 선수들은 경기 중에 심각한 표정과 인상을 써가며 고함을 주고받아요. 상대의 파울이나 불만족스러운 판정에도 강력하게 항의합니다. 같은 팀이라도 지적이 필요하다면 서슴지 않죠. 그러나 경기가 끝나면 어떤가요? 방금 전 싸우고 경쟁하던 다른 팀 선수와 유니폼을 바꿔 입은 후 위로하고 박수를 치며 그라운드를 떠나죠. 저는 이런 스포츠 속에서 생겨나는 충돌과 마찰이 개인의 공격성과 그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데 관련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를 통해 타인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비판할 줄 아는 것, 그것을 절대 사적인 감정으로 확장하지 않는 것, 마찬가지로 나를 향한 부정적 피드백 역시 내 플레이 자체에 대한 피드백일 뿐이라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죠. 스포츠맨십은 덤이고요.
김재연에게 풋살이란?
인생 2막 오프닝입니다. 인생 1막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돼 제자들을 길러낸 것이에요. 인생 2막은 풋살을 기점으로 더욱 다양한 것에 도전하며 내면을 단단하게 일구고 싶어요. 오프닝에 불과한 제 풋살 실력 또한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만큼 한껏 끌어올려보려고 합니다.
에디터 : 이설희 | 사진 : 슬로미디어 제공
Copyright © 우먼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