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복직시켜라” 화물연대 2명 한국알콜산업 굴뚝서 고공농성

백승목 기자 2024. 2. 1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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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한국알콜산업 지회장 등 2명이 지난 17일 사내 굴뚝(플레어스택)에 올라 노조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2명이 노조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지난 17일부터 한국알콜산업 울산공장 배기가스 연소탑에 올라 고공 농성에 들어갔다. 한국알콜산업은 공업용 에탄올과 초산에틸 생산업체로, 화물연대는 지난달 13일부터 이 회사의 화물운송을 거부하고 있다.

18일 경찰과 공공운수노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3시10분쯤 화물연대 울산본부 울주지부 알코올지회 소속 송상훈 지회장과 조정현 조직차장이 울산시 남구 상개동 한국알콜산업 울산공장 내 높이 55m의 굴뚝(플레어 스택)에 올라갔다. 플레어 스택은 불완전 연소한 가스를 태워 독성 등을 없앤 뒤 대기로 배출하는 곳이다.

송 지회장 등은 이 굴뚝에 오른 뒤 ‘물류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장에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소방 119안전팀과 구급차 등이 배치됐고, 바닥에는 추락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에어매트가 깔렸다.

경찰은 송 지회장 등이 미리 준비한 사다리를 이용해 공장 담벼락을 넘어 굴뚝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굴뚝 위 농성자 2명의 건강상태는 아직까지 양호하다”면서 “내일까지 강풍과 많은 비가 내린다고 예보되면서 농성자들의 안전이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현재 생수와 음식 등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물품을 농성장으로 올려보내고 있고, 추위를 막을 가림막 등 추가적인 물품 지원여부에 대해서는 경찰과 협의 중이다.

노조는 화물연대 울주군지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을 벌이면서 이날 회사 정문 앞에서 시간대에 따라 100~3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조합원 복직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앞서 화물연대 울주지부는 지난해 11월 한국알콜산업 울산공장 앞에서 빚어진 폭행사건으로 회사를 그만둔 조합원 A씨의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달 5일부터 부분적으로 화물운송을 거부했다. 지난달 13일부터는 전면 운송거부를 이어오면서 사측의 초산에틸 생산공장 가동이 일부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비조합원 B씨는 경찰조사에서 “노조를 탈퇴하니 A씨가 업무를 방해했고 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조 측은 “A씨 역시 폭행을 당했고 욕설도 듣는 등 쌍방폭행이었지만, 회사 측은 공정한 처벌을 하지 않고 조합원 A씨에 대해서만 배차중단 등 차별적 조치를 하면서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면서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데도 사측은 노조와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 조차 거부하며 운송사를 내세워 업무 복귀만을 종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사측은 노조의 업무방해로 제품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하루 3억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어 지난달 29일 화물연대를 상대로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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