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株 열풍에… 주주가치 테마 ETF도 '후끈'
[편집자주]정부가 오는 26일 기업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다. 미국 등 주요국 증시 대비 저평가된 국내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취지다. 일본 증시는 지난 16일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종가기준 38400선을 돌파하며 '거품(버블) 경제' 이후 34년 만의 최고가를 달성, 경제 침체기를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소식에 외국인들은 저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을 사들이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다.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개선될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됐다.
①일본 벤치마킹한 '밸류업' 26일 발표... 기관투자 유입 성공하나
②증시 주도주 바뀌나… 자동차·금융·지주사 뜬다
③저평가株 열풍에… 주주가치 테마 ETF도 '후끈'
정부가 '기업가치(밸류에이션) 프로그램'의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주주환원에 힘쓰거나 주주행동주의가 발생하는 저평가 종목을 주로 편입한 ETF(상장지수펀드)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구상을 밝힌 지난 1월24일을 기점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 ETF 거래량은 상품에 따라 많게는 수십 배까지 폭증했다. 지난 16일 기준 ETF 일평균 거래대금 상위 50개 종목에는 ▲ARIRANG(아리랑) 고배당주 ▲KODEX(코덱스) 자동차 ▲KODEX 은행 ▲TIGER(타이거) 지주회사 ▲KODEX 삼성그룹 ETF가 이름을 올렸다.
거래량 상위에 오른 ETF는 대표적인 저PBR 종목으로 꼽히는 금융지주, 은행, 자동차 업종을 포함하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본격 도입 시 저PBR 종목들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주가치제고 정책을 적극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심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 내용은 PBR을 포함해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 주요 투자지표의 비교공시를 시행하는 등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독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해당 ETF의 구성 종목은 금융 섹터가 약 62.5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주 외에도 최근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기아', 대표적 '저PBR' 유틸리티 기업인 '한국가스공사' 등이 비중 상위 10개 종목으로 편입돼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보험'의 일평균 거래량도 2만7035주에서 26만9322주로 약 10배 늘었다. 'KODEX 은행'도 19만4133주에서 93만8619주로 5배가량 급증했다.
한국신탁운용의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 일평균 거래량은 8만8872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평균 거래량은 1656주에 불과했는데 50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해당 ETF 주가도 지난달 29일 이후 16일까지 들어 7.76% 상승했다.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는 세아제강지주, 크레버스, 하나금융지주, 삼성생명, 한화생명, 현대백화점, 키스코홀딩스, 아세아시멘트 등 투자자를 위해 주주환원 실행을 늘리는 종목을 대거 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꾸준히 시가배당률을 늘리는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ESG운용부 수석은 "주주환원 확대와 관련해 진정한 수혜주는 중소형주 중 수익가치와 자산가치가 풍부한 기업"이라며 "대형주는 주주환원율이 이미 25~30%에 달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형주는 자본 배분 정책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주주행동주의를 실천하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지난해 상장한 'TRUSTON 주주가치액티브' ETF도 주가가 9.81% 올랐다.
해당 ETF는 행동주의 펀드나 소액주주연대 등에서 주주행동주의를 개시한 종목이거나, 향후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주요 편입 종목으로는 고려아연, KCC, 삼성카드, 현대글로비스, CJ, 한국알콜 등이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2017년 자산운용사 최초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바 있다.
BNK자산운용이 선보인 'BNK 주주가치액티브' ETF도 주가가 6.34% 상승했다. 해당 상품은 삼성전자, 셀트리온,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HMM, 우리금융지주, KT&G 등을 담고 있다.
저PBR 주가 상승으로 ETF 수익률도 덩달아 상승세다. 국내 주식형 ETF 수익률 1위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삼성생명, 현대해상 등을 편입한 'KODEX 보험' ETF로 주가가 21.54% 상승했다. 주간 수익률 16.73%로 2위를 차지한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도 대표적 저PBR 관련주인 금융지주사들을 담고 있다.
특히 보험사는 자기주식과 최대주주 지분이 상대적으로 많아 주주환원 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생명보험 업계는 PBR이 0.2배, 손해보험은 0.4배 수준으로 매우 낮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향후 정부 정책의 수혜를 기대하면서도,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우려되는 투자자들에겐 ETF와 같은 간접투자 상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는 의지가 강해 한동안은 저PBR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한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 은행, 증권을 포함한 국내 금융사들의 PBR이 많이 상승했다"면서도 "하지만 기존 저평가 업종 가운데 아직 PBR 1배를 돌파한 업종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저PBR 혁명에 대한 트렌드는 2024년 3~4월까지 지속될 이슈"라고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동생 교육 좀 해라" 이강인 비난 화살, 친누나까지… 악플 잇따라 - 머니S
- 사직서 쓰고 응급실 떠났던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하루 만에 '전원 복귀' - 머니S
- [2월17일!] "입학했다고 좋아했는데"… 그날 OT에선 무슨 일이 - 머니S
- 서경덕 "日 공항서 트렁크 해체해 속옷까지 뒤졌다"… 2시간 붙잡혀 - 머니S
- "불매합니다"… 이강인 내세운 KT·아라치 치킨 '불똥' - 머니S
- 환급률 120% 단기납 종신보험, 자취 감춘다… 금감원, 곧 결론 - 머니S
- '환자 버린' 젊은 의사들… 등돌린 시민 뿔났다 - 머니S
- [속보] 의협 "18일 업무개시명령 발표 전 사직서 내겠다" - 머니S
- 증시 주도주 바뀌나… 자동차·금융·지주사 뜬다 - 머니S
- 조국 동문에 한동훈 지인… 한탕 노리는 불개미, 널뛰는 정치 테마주 -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