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마를 새 없는 전세사기 피해자들...경매 '우르르'
[앵커]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던 전세사기, 피해 회복을 못 한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강서구 빌라왕이 주로 범행했던 서울 화곡동에서만 2백 채가 넘는 집이 경매에 넘어갔는데요.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받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낙찰받고 있습니다.
유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에 있는 전세사기피해 지원센터.
하루 평균 스무 명 정도가 절박한 마음으로 문을 두드립니다.
센터를 찾은 30대 중반 박 모 씨는 임대인에게 2억 원이 넘는 전세보증금을 하나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강 모 씨 / 경기 용인시 수지구 : 집주인이 임대사업자인데 자기가 하던 임대 사업이 잘 안 돼서, 갑자기 기울어서 돈을 못 돌려주는 상황이라고 설명을 해주더라고요. 사실 눈물만 났죠. 추후 이제 경·공매 진행에 대해서 지원을 받을 생각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이어져 문제를 풀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전세사기 피해 주택 가운데 상당수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상황.
집이 팔리면 새 집주인한테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겠지만,
부동산 가격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 집을 사려고 나서는 매수자가 아예 없는 경우가 늘고 있단 얘깁니다.
1세대 빌라왕의 주무대였던 서울 화곡동에서만 230채가 넘는 주거용 건물이 경매 매물로 나와 있는 이유입니다.
서울 전체 경매 매물의 30% 가까이 차지하는 양인데, 무려 10번 넘게 유찰된 집도 적지 않습니다.
하염없는 기다림에 울며 겨자 먹기로 피해자가 경매 물건을 직접 낙찰받기도 합니다.
재작년 제주에서 숨진 강서구 빌라왕에게 전세사기를 당한 박 모 씨가 그런 경우입니다.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집이 낙찰되더라도 채권 순위에서 밀려 한 푼도 못 받고 쫓겨날까 불안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고른 선택지였습니다.
[박 모 씨 / 서울 화곡동 : 비싼 집을 이제 제가 강제로 사게 되는 상황이 되어서, 너무나 억울하죠. 저는 이 집을 사려고 전세를 들어온 게 아니었는데….]
경매 지도를 보면 서울뿐만 아니라, 전세사기 피해가 컸던 수원, 인천 등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전세사기, 언제쯤 제대로 된 피해 구제가 이뤄질지 기약 없는 현실에 피해자들 가슴은 오늘도 시커멓게 타들어 갑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촬영기자 : 신홍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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