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내년에 추신수는 없다… 이숭용표 SSG 타순 구상, 어디까지 왔고 왜 그런가

김태우 기자 2024. 2. 17. 22: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이숭용 감독은 추신수와 면담을 통해 타순과 휴식일 주기에 대한 결론을 도출했다 ⓒSSG랜더스
▲ 경력의 절반 이상을 1번 타순에서 보냈던 추신수는 2번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추신수(42‧SSG)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출루율 높은 리드오프’다. 타격왕 경쟁을 할 만한 고타율까지는 아니지만, 항상 4사구가 많은 스타일로 출루율은 리그 정상급 자존심을 지켰다. 이것만이 아니었다. 여기에 언제든지 2루타와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장타력까지 갖췄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리드오프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16년 경력 동안 총 7157타석에 들어섰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3365타석이 1번 타순에서 소화한 것이었다. 그 다음이 3번으로 1313타석, 그 다음이 2번으로 1137타석이다. KBO리그에 온 뒤에도 주로 1번을 쳤다. 추신수는 2021년 SSG 유니폼을 입은 뒤 총 1541타석에 들어섰는데 절대 다수인 1097타석이 1번이었다. 그 다음 3번으로 285타석, 그 다음이 2번으로 134타석이다.

요약하면 추신수는 경력의 대부분을 상위 타선인 1~3번에서 싸웠다. 그중에서도 1번이 가장 익숙하다. 그런데 추신수의 현역 마지막 시즌은 익숙했던 리드오프가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 물론 앞으로 상황에 따라 복귀하거나 경기에 따라 1번을 볼 수도 있겠지만 이숭용 SSG 감독의 구상에서 올해 추신수는 2번 타자다.

이 감독은 추신수를 2번에 둘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리드오프는 최지훈에게 맡긴다는 구상이다. 최지훈은 발이 빠른 선수다. 일단 살아나가면 상대 투수들을 많이 괴롭힐 수 있다. 그 다음 추신수가 들어서면 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어진다. 추신수도 이 감독과 면담에서 2번에 들어가도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팀이 원하는 방향이고, 팀이 강해질 수 있는 방향이라면 어느 타순이든 괜찮다고 했다.

아무리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고는 하지만, 추신수도 올해 42세다. 매일 상큼한 몸 상태로 경기에 나설 수는 없다. 이에 이 감독은 추신수를 일주일에 3~4경기 주전으로 투입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성적도 잘 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추신수는 올해가 마지막 시즌이다. 어차피 새로운 리드오프를 찾아야 한다. 장기적인 대안으로 매번 뽑히던 선수가 최지훈인 만큼 믿고 기용하겠다는 생각이다. 결국 지난해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최지훈이 반등해야 하는데, 이 감독은 현재 페이스가 나쁘지 않고 멘탈도 많이 회복됐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추신수도 자신이 2번을 치면 최지훈이 누상에 있을 때 움직이기 더 편할 것이라 동의한다. 아무래도 좌타자라 1루 방면을 막고 있기 때문에 포수의 움직임에 제약이 있다. 게다가 올해는 수비 시프트도 상당 부분 완화된다. 추신수는 팀 배팅이 필요할 때는 잡아 당겨 최지훈을 2루나 3루까지 보낼 구상도 스스로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추신수가 그것까지 다 생각하고 있더라. 대단하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최지훈이 아웃돼도 추신수가 다시 리드오프의 몫으로 남은 이닝을 시작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추신수가 약한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우타자로 하재훈을 대기시킬 구상도 세웠다.

3번은 고정 불변이다. 최정의 자리다. 관심을 모은 4번은 일단 한유섬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감독은 플래툰도 생각하지만, 시즌 초반에는 한유섬에서 좌‧우완을 가리지 않고 고정 4번을 줄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간 좌완이 나오면 선발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선수의 스트레스도 고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한유섬에게 좌완을 상대로도 잘 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강조했다. 증명하지 못하면 플래툰으로 가는 방향이 유력하다.

▲ 현재 구상이라면 SSG 타선의 키는 새 리드오프가 될 최지훈이 쥐고 있다 ⓒSSG랜더스
▲ 한유섬은 적어도 시즌 초반은 좌우완을 가리지 않는 고정 4번 타자가 될 전망이다 ⓒSSG랜더스

5번은 기예르모 에레디아다. 이 감독은 에레디아의 타격 기술에 높은 평가를 내리면서 적어도 작년만큼은 쳐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맞는 면이 워낙 많고 콘택트가 좋아 누상에 깔린 주자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적임자로 본다. 6번은 박성한이 선발로 뛴다면 박성한의 자리가 될 공산이 크다.

7번은 1루수의 자리다. 현재 개막 1루수를 놓고 전의산 고명준이 경쟁하고 있다. 누가 승리하든 두 선수는 아직 1군 경험이 많지 않다. 장타를 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지만 중심타순보다는 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되도록 7번이나 하위타선으로 내린다는 생각이다. 8번은 포수의 자리, 9번은 2루수의 자리다. 2루수 경쟁이 치열해 아직 누가 주전 2루수가 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발이 빠른 안상현이 만약 승자가 될 경우 1번 최지훈과 시너지 효과가 날 수도 있다.

물론 이 타순 구상은 어디까지나 이론이다. 어차피 상대 투수와 상성, 선수들의 타격 컨디션, 선수들의 휴식일, 지명타자 기용법, 팀이 가진 의도적 전략에 따라 타순은 거의 매일 바뀔 것이다. 아무리 라인업을 적게 활용하는 팀이라고 해도 144경기를 치르면 최소 100가지 다른 라인업이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러나 되도록 시즌 전 구상한 이상적 타순이 큰 틀에서 흔들리지 않는 게 좋다.

18일(한국시간) 열리는 자체 연습경기 라인업도 이 구상에 따라 짜였다. 주전 선수들의 비율이 높은 축에 속하는 홍팀 라인업이 그렇다. 최지훈(중견수)-추신수(우익수)-최정(3루수)-한유섬(지명타자)-에레디아(좌익수)-박성한(유격수)-전의산(1루수)-조형우(포수)-안상현(2루수)으로 구성됐다. 연습경기 한정으로 10번 타자로 김성민이 들어간다. 등판 투수는 이건욱 최민준 한두솔 조병현 백승건이다.

이에 맞서는 백팀은 김창평(우익수)-하재훈(중견수)-오태곤(좌익수)-고명준(1루수)-김찬형(3루수)-김성현(유격수)-최준우(2루수)-이지영(지명타자)-김민식(포수), 그리고 10번 타자로 최경모가 들어간다. 투수로는 박민호 이로운 정성곤 서상준 송영진이 차례로 던질 예정이다. 캠프 들어 첫 연습경기이며 6이닝 게임으로 치러진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