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러시아 승리 바라나? 우크라 전쟁 흔드는 스페이스X 인터넷

스페이스X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
안정성 높아 우크라 군사작전에 활용

우주로 향하는 스페이스X 스타링크 위성 로켓 <사진=UPI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 단말기 수천 개를 장기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장은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스타링크 인터넷을 체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꽤 오랫동안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스타링크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부다노우 국장은 러시아군이 단말기를 대규모로 입수하면서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지니는 주요 이점을 상쇄할 정도라고 우려했다.

스타링크 네트워크는 휴대전화 신호나 전파 신호보다 안정성이 높아 우크라이나군의 군사 작전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난해 스페이스X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전쟁 국면에서 스페이스X가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네트워크 지원을 지속할 수 없다고 밝히자, 국방부가 직접 서비스 유지 비용을 대는 데 동의하기도 했다.

현재도 민간 기부자금이나 미 정부자금이 우크라이나 내 통신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

덕분에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군대는 물론 병원, 기업 및 구호단체 등이 4만2000개의 스타링크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와 필적할 안정적인 통신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부다노우 우크라 국방부 정보총국장
“러시아, 스타링크 단말기 대규모 입수”

그러나 부다노우 국장에 따르면 러시아 민간기업이 구소련 국가 등 인접국을 통해 스타링크 단말기를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러시아의 대표 검색엔진 ‘얀덱스’에 스타링크 단말기를 검색하면 모스크바와 모스크바 외곽에 위치한 여러 대리점 광고가 뜬다. 이들은 러시아 전역은 물론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단말기를 설치해 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예컨대 ‘strlnk.ru’를 주소로 하는 한 웹사이트에서는 매달 최소 100달러의 요금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인 크림반도와 루한스크, 도네츠크, 헤르손에서 스타링크를 쓸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 사안에 대한 WSJ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2일 “스타링크 단말기가 러시아에서 사용 인증을 받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공급되지도 않아 사용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일론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2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은 전쟁을 연장시키고 사망자만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론 머스크는 전쟁 초반 러시아 군함 격침 작전을 위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지역에서 스타링크 네트워크 사용을 가능하게 해달라는 우크라이나군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당시 “만약 내가 동의했다면 스페이스X는 주요 전쟁 행위와 갈등 고조에 연루됐을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