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남녀 탁구 '퍼펙트', 한판도 안 내주고 나란히 압승... '24위' 이탈리아, '9위' 푸에르토리코 꺾는 파란 (종합)

부산=양정웅 기자 2024. 2. 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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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 왼쪽부터 장우진, 주세혁 감독, 이상수, 박규현, 안재현, 임종훈.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한국 여자 탁구대표팀이 17일 말레이시아전 승리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광헌 감독, 이은혜, 윤효빈, 신유빈, 전지희, 이시온.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한국 남녀 탁구가 세계탁구선수권에서 2연승을 달리며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18일 한국과 붙는 푸에르토리코 여자 탁구는 세계랭킹이 15계단이 낮은 이탈리아에 일격을 당했다.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초피홀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 예선 1라운드 2번째 경기에서 말레이시아(세계랭킹 28위)를 상대로 매치 스코어 3-0으로 승리했고, 남자 대표팀은 같은 날 오후 8시에 열린 뉴질랜드(세계랭킹 35위)를 만나 3-0으로 이겼다. 두 경기 모두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퍼펙트 게임'이었다.

여자 대표팀은 16일 이탈리아전에서도 3-0으로 이겼는데, 마지막 주자 이시온(28·삼성생명)이 한 세트를 내줬던 전날 경기와는 달리 3경기 모두 3세트 스윕승을 거뒀다. 전날 한 경기를 내줬던 남자 대표팀은 안재현이 전 경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기분 좋은 승리를 쟁취했다.

한편 전날(16일) 대회 일정이 시작된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이날 공식 개막식을 치르면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17일 열린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막식.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남자 뉴질랜드전: 맏형 이상수-막내 박규현 첫 출격, 완벽히 압도했다
남자 탁구대표팀 임종훈, 안재현, 박규현, 이상수, 장우진(왼쪽부터).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한국은 안재현(25·한국거래소), 이상수(34·삼성생명), 박규현(19·미래에셋증권)이 차례로 출격했다. 전날 열린 폴란드와 경기에서 장우진(29)과 임종훈(27·한국거래소)이 벤치로 들어갔다. 막내 박규현은 이번이 첫 성인 국가대표 경기 출전이다. 한국과 상대한 뉴질랜드는 알프레드 델라 페냐(세계랭킹 151위), 티모시 최(235위), 맥스웰 헨더슨(234위)가 출전했다.

남자 세계랭킹 3위인 한국 남자 대표팀은 그동안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에서 꾸준히 메달권에 들었다. 2001년 일본 오사카 대회 이후로는 9대회 연속 동메달 이상을 확보했다. 하지만 2008년 중국 광저우 대회 이후로는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세계랭킹 3위인 한국은 안재현(25·한국거래소), 이상수(34·삼성생명), 박규현(19·미래에셋증권)이 차례로 출격했다. 전날 열린 폴란드와 경기에서 장우진(29)과 임종훈(27·한국거래소)이 벤치로 들어갔다. 한국과 상대한 뉴질랜드는 알프레드 델라 페냐(세계랭킹 151위), 티모시 최(235위), 맥스웰 헨더슨(234위)가 출전했다.

남자 세계랭킹 3위인 한국 남자 대표팀은 그동안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에서 꾸준히 메달권에 들었다. 2001년 일본 오사카 대회 이후로는 9대회 연속 동메달 이상을 확보했다. 하지만 2008년 중국 광저우 대회 이후로는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안재현.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앞선 폴란드전에서 3단식 패배(1-3)를 기록했던 안재현은 이날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1세트에서 안재현은 접전을 펼치며 경기를 이어갔다. 찬스를 놓치며 7-6까지 쫓기기는 했지만 완벽한 리시브가 날카로운 공격으로 이어지며 1세트를 11-6으로 따냈다. 이어 2세트에서는 초반 긴 랠리에서 점수를 얻어내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안재현의 안정적인 디펜스 속에 페냐가 말리면서 중반 이후 더블스코어 격차를 만들었고, 결국 11-5로 2세트마저 가져왔다.

승기를 잡은 안재현은 3세트마저 자신의 흐름으로 가져왔다. 4-0으로 먼저 리드를 잡은 안재현은 강하게 몰아붙이며 위력을 선보였다. 그는 순식간에 7점을 연속으로 얻어내면서 3세트를 11-1 완승으로 마무리해 전날의 아픔을 씻어냈다.

이어 두 번째 경기에 등장한 맏형 이상수는 2007년생 한국계 티모시 최(한국명 최준혁)와 대결을 펼쳤다. 17살 차이가 나는 어린 선수와 대결을 펼친 이상수는 초반부터 상대를 허를 찌르는 공격으로 노련함을 과시했다. 이상수가 11-4로 먼저 1세트를 따냈지만, 티모시 최는 2세트에서 4-10을 뒤지던 상황에서 결국 9-10까지 따라왔다. 결국 11-9로 2세트를 이상수가 가져왔지만 간담이 서늘한 순간이었다.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던 이상수는 이내 제 페이스를 되찾아 3세트를 순식간에 자신의 페이스로 가져왔다. 과감한 공격이 통하면서 체급차이를 보여준 이상수는 결국 11-4로 3세트를 따내며 스윕승을 거뒀다.

3번 주자로 나온 막내 박규현은 패기를 앞세워 헨더슨과 대결에서 밀리지 않고 연달아 1, 2세트를 가져왔다.
여자 말레이시아전: 단 한 세트도 안 내준 '완벽한 압승', 체급 차이 확실히 증명했다
여자 탁구 대표팀 윤효빈, 신유빈, 전지희(왼쪽부터).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말레이시아전을 맞이한 한국 여자 대표팀은 신유빈(20·대한항공, 세계랭킹 8위),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21위), 이시온(28·삼성생명, 44위)이 차례로 경기에 나섰다. 전날과 선수 구성은 같지만, 전지희와 신유빈의 순서가 바뀌었다. 이에 맞서는 말레이시아는 호잉(세계랭킹 403위), 카렌 린(334위), 앨리스 창 리 쉬안(195위)이 나섰다.

첫 번째 주자로 출격한 신유빈은 1세트 초반 상대 실수로 점수를 올렸고, 강한 파워를 보여주면서 상대를 몰아붙였다. 먼저 4점을 올린 후 한 점을 내줬지만, 신유빈은 연달아 백핸드 공격을 성공시키고, 서브 득점까지 올렸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신유빈은 더욱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였고, 결국 1세트를 11-2로 대승했다. 이어진 2세트에서는 접전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며 9점까지 동점으로 흘러갔지만,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점수를 올리며 11-9로 승리했다.

한국 팬들의 함성 속에 3세트에 돌입한 신유빈은 백핸드 공격이 날카롭게 들어가며 호잉을 흔들었고, 빠른 랠리 속에서도 안정감을 이어가며 1세트의 압도적 모습을 다시금 되찾았다. 순식간에 10-3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든 신유빈은 마지막을 서브 득점으로 장식하며 세트 스코어 3-0으로 스윕승을 거뒀다.

여자 탁구대표팀 전지희, 신유빈, 이시온(왼쪽부터)이 17일 열린 말레이시아와 경기 승리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이어 2단식에 나선 맏언니 전지희도 지난 이탈리아전의 흐름을 이어가며 초반부터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는 절묘한 리시브와 강한 공격 등 완급조절을 펼치며 카렌 린을 흔들었다. 결국 이변 없이 1세트를 11-4로 잡았다. 2세트에는 한때 7-7로 쫓기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은 전지희는 서브 득점이 나오며 게임 포인트를 만들었고 결국 2세트도 따냈다.

3세트에도 이변은 없었다. 전지희는 2세트에서 접전을 펼치던 모습을 지워버린 채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고, 1세트보다도 더 빠르게 11-3으로 승리하며 이번에도 게임을 따냈다. 한국은 승리까지 단 한 매치만을 남겨두게 됐다.

마무리는 3번째 주자 이시온이 지었다. 1세트에서는 막판 쫓기면서 11-7로 끝났지만, 2세트는 그야말로 압도하면서 11-1로 대승을 거뒀다. 전날 2세트까지 다 잡은 후 3세트를 놓치면서 스윕승을 놓쳤던 이시온은 이번에는 3세트마저 잡아내면서 압승을 따냈다.

경기 후 전지희는 "오늘은 (신)유빈이가 스타트를 너무 잘해줬다"고 말했고, 신유빈은 "오늘 첫 번째로 나갔는데, 뒤에 있는 선수들한테 힘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밝혔다. 이시온은 "두 번째 게임이다보니 어제보다는 덜 긴장하면서 즐기며 할 수 있었다"고 총평을 남겼다.
여자 '3시드' 이탈리아가 '2시드' 푸에르토리코 꺾었다,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
16일 경기에서 신유빈(왼쪽)과 악수하는 이탈리아 니콜레타 스테파노바.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16일 최대의 이변이 '탁구 강국' 중국 여자탁구가 인도에 패배할 뻔한 것이었다면, 17일은 푸에르토리코가 이탈리아를 꺾은 것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국과 같은 5조에 속한 두 팀은 ITTF 세계랭킹에서 큰 격차를 보인다. 푸에리토리코는 9위로 2시드, 이탈리아는 24위로 3시드를 배정받았다. 여기에 이탈리아는 전날 한국전에서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17일 오전 10시에 열린 맞대결에서는 스코어 3-1로 완승을 거뒀다.
이는 한국 대표팀도 놀라게 했다. 말레이시아전 종료 후 경기 소식을 들은 전지희는 "네?"라고 반문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선수들끼리 누가 뛰더라도 다 믿고 있고,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이기도록 준비 잘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One Table, One World' 부산세계탁구선수권 공식 개막, 유승민-현정화 탁구 레전드 총출동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17일 열린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한편 이날 오후 4시 벡스코 초피홀에서는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공식 개막식이 열렸다. 한국탁구의 '세계선수권 히어로' 현정화 조직위 집행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지금부터 이곳 부산에서 세계의 탁구축제가 펼쳐집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박형준·유승민 공동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조직위 임·직원들, 페트라 쇠링 회장을 비롯한 ITTF 인사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방성빈 BNK부산은행장 등 주요 귀빈들이 경기장을 메운 관중들과 뜻깊은 자리를 함께했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은 "2020년 대회가 코로나19로 취소된 후 재유치에 성공한 터라 감회가 더 남다르다. 이번 대회의 성공 개최로 대한민국 탁구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고,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계기로 한국탁구는 세계무대의 확실한 주역으로 다시 서게 될 것"을 강조했으며, "오늘 이 자리가 바로 그 모든 역사의 서막"이라고 했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부터)이 17일 열린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막식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유인촌 장관은 "지구촌 40여 개국에서 찾아주신 2천여 명의 선수단 여러분이 그동안 땀과 눈물로 쌓아 오신 실력을 가감 없이 펼쳐주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남긴 후 개막을 공식 선언했다.

이후 식후공연도 하이라이트였다. 빛의 축제'를 테마로 한 미디어 퍼포먼스가 펼쳐졌고, 가수 소향이 합창단과 함께 공연을 열었다. EDM비트와 전통악기(태평소, 해금, 장구, 가야금)가 어우러졌다.

이번 개막식은 당초 열리기 어려울 전망이었다. 경기가 오후 1시와 5시에 열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틈을 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조직위원회 측이 강력히 요청하면서 결국 짧지만 화려한 개막식을 개최할 수 있었다.
◆ 한국 남녀 탁구 대표팀 조별예선 일정
* ( )는 국제탁구연맹(ITTF) 팀 세계랭킹, 한국은 남자 3위/여자 5위.

▶ 2월 16일(금요일)
- 남자: 오전 10시 폴란드전(3-1 승리)
- 여자: 오후 5시 이탈리아전(3-0 승리)

▶ 2월 17일(토요일)
- 여자: 오후 5시 말레이시아전(3-0 승리)
- 남자: 오후 8시 뉴질랜드전(3-0 승리)

▶ 2월 18일(일요일)
- 여자: 오후 1시 푸에르토리코전(9위)
- 남자: 오후 5시 칠레전(33위)

▶ 2월 19일(월요일)
- 남자: 오전 10시 인도전(16위)
- 여자: 오후 8시 쿠바전(42위)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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