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의당, 민주당 주도 비례연합 불참 "위성정당 논란 자유로울 수 없다"

지역구 연대·소수정당 비례연합은 추진
광주 유세선 "우리가 그런 맏형 둔 적 있나"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략협의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녹색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비례위성정당 ‘민주개혁진보연합’에 참여하지 않기로 17일 결정했다.

녹색정의당은 이날 저녁 전국위원회에서 “민주당이 포함된 비례연합정당에는 참가하지 않는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명분은 ‘위성정당 반대’다. 현행 선거제도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가 유력한 가운데 녹색정의당은 이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위성정당을 반대해 왔다. 녹색정의당은 “민주당이 녹색정의당에 제안한 비례연합정당은 준연동형 제도 도입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에서 위성정당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민주·진보정당과의 지역구 연대는 진행할 방침이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은 “중앙당의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정책연합, 지역구 후보 연대 등을 폭넓게 추진하기로 했다”며 “정세 변화와 필요에 따라 소수정당과의 비례연합 추진을 검토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비례연합 합류를 두고 녹색정의당 내부에서는 격론이 진행돼 왔다. 녹색당 출신 당원이 비례연합 참여를 반대한 가운데, 기존 정의당 내 좌파성향 정파인 전환도 “민주당발 비례위성정당 참여는 진보정치의 파멸을 가져올 뿐”이라며 강한 반대 입장을 냈다.

이에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확고하게 세우는 연대, 야권의 강력한 연합정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 원내대표는 “녹색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책임있는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원내대표직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녹색정의당이 17일 오후 광주 하남근로자복지관에서 총선 출마자와 당원, 지지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2대 총선 출마자 첫 합동유세를 열고 있다. 녹색정의당 제공

비례연합 반대 기류는 이날 오후 광주에서 진행된 녹색정의당 합동유세에서도 감지됐다. 비례대표 선거에 나서는 김윤기 후보는 “민주당이 ‘맏형’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그런 형을 둔 적이 있느냐. 어떻게 민주당이 정해주는 의석수와 국회의원으로 세상을 바꾸느냐”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우리 손으로 만든 개혁인데, 위성정당이 계속되는 한 민주당 손을 빌리지 않고서는 우리의 의원을 만들 수 없고, 종속정당·식민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