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 한복 입은 북한식 로봇, 4차 산업의 아이콘?

김윤미 yoong@mbc.co.kr 2024. 2. 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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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만성적인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도 요즘 IT와 로봇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관심이 뜨겁다고 합니다.

초등학교에는 로봇 교사도 등장했다는데, 북한이 4차 산업을 강조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요?

통일전망대 김윤미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리포트 ▶

[북한 로봇 음성] "다음의 영어 단어를 기억해 봅시다."

로봇에 있는 스크린을 누르자 화면 가득 영어 단어가 나타나고, 학생들이 순서대로 단어를 외워 말하면 로봇이 평가를 내립니다.

[북한 로봇 음성] "1분 53초 동안에 영어 단어 40개를 기억하였습니다."

최근 평양의 한 초등학교에 등장한 이 로봇은 원래는 러시아에서 제작된 서비스용 로봇이지만 북한식 억양이 담긴 언어 기능을 탑재해 영어 수업을 돕고,

[북한 로봇 음성] "영어로 부르는 숫자들을 기억해 봅시다."

강의는 물론 시험 감독과 학생들 질문에 대한 응답을 하는 등의 조교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평양교원대학교 학생들이 만들었다는 이 로봇은 한복을 입고 가발까지 썼습니다.

간단하게 움직이기도 하는데, 어딘가 좀 기괴합니다.

[최종석/KIST 지능로봇연구단장] "딱딱 끊어지는 움직임이잖아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동반되지 않으면 이건 너무 불필요하게 사람 형태로 돼 있다. '불쾌한 골짜기' 혐오감을 주거든요."

사실 북한의 IT 기술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금융사기, 해킹 전략 기술은 압도적인데요.

2022년 한 해 전 세계에서 해킹으로 도난당한 가상화폐의 40%를 북한이 탈취한 것으로 추정할 정도입니다.

최근엔 군사적 목적이나 원자력 분야에 AI 등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하려는 시도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북한 선전가요 <돌파하라 최첨단을>] "무엇이나 마음만 먹으면 프로그람에 따라 만드는 선군시대 기계공업의 자랑, 우리식 CNC(자동화) 기술"

하지만 인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실질경제 분야에서 과학 기술은 공장의 자동화나 표준화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할 정도로 지지부진합니다.

결국 북한이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로봇, 정보화, 디지털 경제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체제 유지를 위한 선전에 가깝다는 분석입니다.

[김종선/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체제 안정에 도움이 되죠. 앞으로 우리가 굉장히 어려운 경제난을 이러한 로봇이나 공장 자동화도 우리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더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신호를 주는 거죠."

군사경제와 인민경제가 따로 움직이듯 북한의 4차 산업혁명 기술도 비균형적으로 발전하는 기형적인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 강재훈 / 영상편집 :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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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강재훈 / 영상편집 : 조민서

김윤미 기자(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72090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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